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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가치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윤리적·가치 소비를 일컫는 ‘미닝아웃’ 소비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비건’ 라이프 스타일이 열풍을 불고 있다.
소비자의 수요와 친환경적인 행보에 발맞춰, 먹는 식품 업계뿐 아니라 바르고 쓰는 뷰티 업계에서도 비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비건 뷰티. 그렇다면 비건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단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지속가능성’은 생활 전반에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으며, ‘비거니즘(Veganism)’이라는 소비문화 역시 빠르게 확산되었다. 비건은 어떤 목적에서든 동물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착취와 학대를 배제하려는 철학으로, 동물이나 동물성 원료로 만든 모든 것을 지양한다. 특히 식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식품·뷰티·인테리어 등 영역을 넓혀 삶의 전반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시대와 세대의 흐름에 따라, 같은 소비를 하더라도 더 윤리적인 소비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전 세계적으로 비건 뷰티 열풍이 일자 뷰티 업계에서도 다양한 비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6.3%씩 성장하여, 오는 2025년에는 약 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비건 화장품은 제조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을 배제해야 하는데, 비건인증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증마크를 획득하면 비로소 비건 화장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한국비건인증원이 있으며, 이외에도 비건표준인증원, 비건소사이어티, 프랑스비건협회 등 기관에서 인증마크를 부여받아야만 비건 제품으로 출시할 수 있다.
비건인증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인증기관마다 공통조건이 있다. 첫째,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여야 할 것. 제품의 안전성을 실험하기 위해 토끼의 눈에 마스카라를 바르고, 독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글과 쥐 등이 동물실험에 사용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매년 약 2억 마리 동물이 극도의 고통을 겪고 죽어간다. 국내에서는 2019년 기준 총 371만여 마리가 동물실험에 사용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이 시행돼,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은 유통 및 판매할 수 없다.둘째, 동물성 원료를 일절 포함하지 않아야 할 것. 화장품에 들어 가는 동물성 원료는 생각보다 많다. 일례로 동물의 지방에서 추출한 글리세린과 올레산, 조직과 피부에서 추출한 콜라겐, 상어 간유(肝油)에서 추출해 립밤에 사용하는 스쿠알렌, 꿀벌이 만든 벌집에서 추출한 비즈왁스와 꿀 역시 동물성 원료에 속한다. 특히 립 제품과 블러셔는 연지벌레에서 붉은 염료를 얻어 만들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비건 화장품의 경우 모든 동물성 성분을 배제하거나, 식물성 원료로 대체해야 한다.
비건 화장품이 친환경을 추구한다고 생각해 유기농·천연 화장품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개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비건 화장품은 유기농·천연 화장품과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건 화장품과 유기농·천연 화장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비건 화장품은 말 그대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동물성 성분이 단 1%도 함유되지 않는 제품을 말한다. 반면 유기농 화장품은 천연유래 성분이 95%이상 함유되고, 그중 동식물성을 포함한 유기농 원료를 10% 이상 포함된 화장품을 말한다. 천연 화장품은 화학적 합성 원료가 아닌 동식물 유래 원료를 95% 이상 함유된 화장품을 의미한다. 유기농·천연 화장품은 모두 동식물 유래 원료가 함유돼 있다는 점에서 비건 화장품과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건강한 성분에 집중한 유기농· 천연 화장품과 달리, 비건 화장품은 친환경적이고도 제조공정이 착한 윤리의식을 더욱 강조한다. 동물성 원료를 일절 포함하지 않을뿐더러, 제조·포장·유통 전 과정에서 친환경 소재의 원료와 용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과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 모두 친환경을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비건을 시작했다면 이제는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위해 다변화된 방식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해보는 건 어떨까. 비건이 생활양식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작은 행동들을 지금 바로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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