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여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도심을 벗어나 되도록 멀리 가보기로 했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경남 통영.
나폴리에 가본 적이 없어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지만, 이번 여행에서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통영은 통영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항구도시라는 것이었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며 통영 날씨를 검색해 보니 ‘맑음’이라는 두 글자가 반갑게 웃고 있었다. 기분 좋은 여행을 예감하며 남쪽을 향해 달려갔다.
통영 여행의 출발점은 이순신 공원이었다. 주차를 하고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 키 큰 메타세쿼이아를 가장 먼저 만났다. 줄지어 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의 환영을 받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가득한 공원에는 바닷바람이 드나들어 정오가 되어가는 시간이었는데도 시원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초여름의 초록 나무들 사이에는 흰색, 민트색, 보라색 꽃들이 뭉게뭉게 피어 있었다. 이순신 공원은 철마다 아름다운꽃을 피워낸다는데, 이 계절엔 수국이 그 주인공이었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시원스러운 파도 소리가 울리고 바다내음을 실은 바람이 밀려왔다. 과연 머지않은 곳에 통영항과 한산도 앞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풍경에 저절로 감탄사가 새어나왔다.
불현듯 뒤를 돌아보니,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높다란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제야 상기했다. 이곳이 임진왜란 당시 왜적 소탕에 큰 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곳이라는 것을. 바다를 가리키는 이순신 장군의 손을 따라 다시 시선을 바다로 던졌다. 그 옛날 학익진(鶴翼陣)을 펼쳐 대승을 거뒀던 한산대첩 당시를 상상해 보니 어쩐지 가슴이 벅차올랐다.
맑고 푸른 남해바다를 옆에 끼고 해안산책로에 걸음을 내디뎠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다도해의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귓가에 부딪히는 여름 바다의 파도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감탄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 여행지로 향하기 위해 공원을 빠져나왔다.
이순신공원에서 아름답고 광활한 한산도 앞바다를 보고 난 후, 한산대첩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일어 한산대첩 광장에 들렀다.
한산대첩 광장은 승리를 거둔 장졸들과 격군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광장이다. 푸르른 여름 하늘이 훤히 보이는 너른 광장에 들어서면 판옥선 위에 수군 군상 조형물들이 위용을 드러내며 세워져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활 쏘는 사부, 노 젓는 병사, 북을 치고 나팔 부는 취타대 등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 수군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 놓아, 비록 조형물이지만 당시의 긴박한 분위기와 긴장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광장 바닥에는 학의 날개 모양대로 학익진 전법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
광장 지하에 있는 홍보관에서는 전시를 통해 위기와 고난을 이겨냈던 조상들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한산대첩 광장을 나오며 문득 지난 삶을 되돌아보았다. 삶의 방향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전진할 용기를 내기보다 후퇴하기에 급급해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들의 담대함을 되새기며 고개를 돌려 멀어져 가는 한산대첩 광장을 바라보았다.
통영의 도심과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방법, 바로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미륵산 8부 능선까지 운행하는데, 그 길이가 1,975m로 국내 일반관광용 케이블카 중에서는 가장 길다. 거리는 길지만 중간 지주를 1개만 설치하는 친환경적인 설계로 환경보호는 물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고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올라탄 케이블카는 이내 미륵산 능선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미륵산은 산림청이 지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로 미륵이라는 이름에는 미륵불이 강림할 곳이라는 전설이 담겨 있다. 사방으로 뚫린 통창을 통해 감상하는 한려수도의 경치는 짜릿한 감동을 안겨준다.
미륵산 상부 역사에 내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시야가 탁 트인 한산대첩 전망대가 나타났다. 쪽빛 바다에 흩어져있는 섬들은 짙은 초록으로 뒤덮여 있고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을 이끈 뜨거운 전장은 더없이 고요하기만 했다. 드디어 미륵봉에 다다르니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다도해의 수려한 풍광이 펼쳐져 있었다. 학림도와 비진도, 연대도, 욕지도 등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섬들을 헤아리다 보니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날씨가 허락해 주어야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기에 파노라마 모드로 병풍처럼 펼쳐진 한려수도의 풍경을 촬영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10분은 여운을 다 달래기엔 짧게만 느껴졌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해가 지면서 화려하게 조명을 밝히는 아름다운 다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통영 시내와 미륵도를 잇는 통영대교였다.
삼각형 그물 모양의 아치트러스 공법으로 만들어진 통영대교는 투광등을 설치해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하게 빛난다. 통영대교가 내려다보이는 루프탑 카페로 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감미로운 빛이 감싼 통영대교와 도심의 불빛들은 여행의 여운을 더 깊어지게 만드는 듯했다.
Q _ 통영시새마을회 소개와 활동 방향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_ 통영시새마을회(회장 임명률)라는 이름 아래 협의회·부녀회·직공장·문고로 나누어진 4개의 정식단체와 교통봉사대, 대학새마을 동아리 등의 협력단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단체들 모두가 하나로 움직일 수 있는 단합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으며, 단체들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50여 년간 이어져 온 새마을운동의 교훈을 찾고 지속 가능한 국민운동단체로 나아가고자 상생과 협력하는 통영시 새마을회입니다.
Q _ 대표적인 공동체운동 사업 몇 가지를 소개해 주세요.
A _ 협의회는 읍·면·동 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를 통해 15세대의 이웃이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부녀회는 ‘사랑의 김장 나눔’을 통해 2,000여 세대의 겨울나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직공장협의회는 설·추석이 되면 라면 100상자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희망을 선물하고, 문고는 방학 기간에 아이들을 위한 특강 및 방과후 돌봄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_ 공동체운동을 펼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_ 얼마 전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국립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새마을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국가유공자분들을 찾아뵈었습니다. 직접 만든 비누꽃바구니와 손편지, 다과를 준비해 학교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들을 찾아뵈었는데요. 그중 한 분께서 83세가 되도록 자신을 찾아오는 이가 없었다며,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많은 이들과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려 합니다.
Q _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_ 새마을운동이 많은 이들에게 이로운 국민운동단체로 기억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집 고쳐주기, 김장 나눔과 같은 고유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줍깅데이와 탄소중립을 위한 생명운동을 하면서 시대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사업에도 도전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새마을지도자들의 화합과 결속력을 높이고, 지회를 중심으로 각 단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살맛나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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