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ing ②

글. 조정호
기획경영국 기획예산팀장

몽골 토지행정청을 방문한 출장단




초원의 나라 몽골,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만큼 몽골이 품은 가능성도 넓다. 광활한 국토와 분산된 인구, 기후변화라는 현실 속에서 새마을운동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몽골의 현장에서 그 가능성을 살펴봤다.






변화의 기로에 선 초원의 나라, 몽골

김광림 새마을운동중앙회장과 임직원 16명은 지난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몽골을 찾아 몽골 토지행정청과 울란바토르새마을회,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농촌진흥청 몽골사무소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몽골의 농촌·축산 분야 과제를 살펴보고 현지 여건에 맞는 새마을운동의 역할과 한·몽 농업·개발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최근 양국 정상이 농업·축산 분야 등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으고,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개발협력의 통합적 추진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이번 방문의 의미는 더욱 컸다.
드넓은 초원과 풍부한 자원을 가진 몽골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석탄과 구리 등 광물자원에 대한 높은 경제의존도와 사막화·초지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는 약 360만 명에 불과하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집중돼 도시 문제가 심화되는 반면, 농촌은 주민들이 분산돼 교육과 의료, 복지 등 기본적인 생활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 겨울철 혹한과 폭설로 가축이 대규모로 폐사하는 ‘조드(Dzud)’도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몽골의 특성 속에서 지역과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현장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울란바토르새마을회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한·몽 협력, 현장에서 찾은 세 가지 가능성

첫 번째 가능성은 몽골 토지행정청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엔크만라이 아난드 청장은 국민들이 공동체를 구성해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국가가 토지를 제공하고, 사료재배와 축산 등에 활용할 자금도 지원하는 사업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난드 청장이 주목한 것은 지원 이후였다. 토지와 자금만으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사업을 운영할 역량이 필요하다. 토지행정청이 사업 참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새마을교육을 요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물적 지원에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 역량을 더한다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광활한 국토와 낮은 인구밀도가 반드시 새마을운동의 제약은 아니라는 점이다.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간담회에서 오명규 농촌진흥청 소장은 “몽골의 모든 농가가 흩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에 따라 군 소재지를 중심으로 농가가 모여 있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몽골 전역에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기보다 주민들이 비교적 모여 있는 지역에서 사료생산과 축산관리, 소득증대, 환경개선 등 작은 공동사업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도시에서도 확인됐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는 자르갈 회장이 이끄는 울란바토르새마을회가 생활폐기물 관리와 공공장소 환경정비 등 도시환경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의 생활환경에 맞는 과제를 주민들이 직접 해결한다는 점에서 농촌과 도시를 아우르는 새마을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함께하니 소득이 늘고 생활이 좋아졌다’는 경험 자체가 가장 강력한 새마을교육이 될 수 있다.
마지막 가능성은 정부기관 간 협력이다. 몽골의 축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기술과 개발협력, 주민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농촌진흥청과 KOPIA의 농업기술, KOICA의 개발협력 경험, 새마을운동의 주민교육과 공동체 조직·지도자 양성 경험에 몽골 정부의 토지·제도 지원을 더한다면 각 기관의 강점을 하나의 지역에서 연결할 수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5월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해 농업지역개발 ODA의 통합적 추진을 주문한 바 있다. 몽골에서도 하나의 지역을 중심으로 각 기관의 전문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은 축산 지원을 넘어 유목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소득증대, 교육·복지 접근성 향상, 공동체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초원의 가능성을 현실로

몽골이 마주한 현실은 새마을운동에도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이 반드시 한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몽골 정부의 토지·금융 지원과 농업기술, 개발협력에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 역량을 더한다면 새로운 협력의 길을 만들 수 있다.
초원의 크기만큼 몽골이 품은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원과 사람의 결합이다. 몽골의 초원에서 새마을운동이 주목한 핵심 역시 바로 이 ‘연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