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새마을, 함께 ①
새마을운동,
중앙아시아 ‘알프스’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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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시범마을
현장 방문기
글. 조정범 기획경영국 기획예산팀장
중앙아시아의 심장, 키르기스스탄을 향해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김광림 중앙회장을 비롯한 새마을운동중앙회(이하 중앙회) 임직원 15명으로 구성된 출장단이 키르기스스탄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현장을 찾았다. 키르기스스탄은 동쪽으로 중국, 북쪽으로는 카자흐스탄과 접경하고 있는 내륙 국가로, 남한 면적의 2배 크기에 달하며 국토의 93%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로 불릴 만큼 경치가 매우 수려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신생아에게서 몽골반점이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이런 공통점 때문인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어딘가 익숙하고 따뜻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키르기스스탄은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GL) 회원국이자 지구촌 새마을운동 시범사업 국가로, 2017년부터 총 8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앞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시범마을 운영과 새마을운동 추진을 희망하는 국가이다.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는 80년대 초반 대한민국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도시 전경 너머, 만년설이 내린 텐산(천산, 天山)의 환영을 받으며, 주키르기스스탄 대한민국 대사관을 찾아 김광재 대사와 임소현 코이카 현지사업 소장을 만났다.
간담회에서는 키르기스스탄이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협력국임을 강조하고, 중앙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KOICA와의 연대·협력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는 새마을운동 해외 확산의 필요성을 재확인하였고, 중앙회가 좀 더 발전적인 지원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 규모나 교육훈련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희망이 스민 마을, 그리고 지도자들의 역량
8월 30일, 출장단은 만년설이 녹아 흘러 제주도의 3배 크기에 달하는 이식쿨 호수를 품은 탐가 마을과 아를리나에 마을이 있는 이식쿨주(州)로 이동했다. 해발 1,600m 고산지대에 자리 잡은 이식쿨 호수 주변에는 살구 과수원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시범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전통복을 입은 주민들이 전통 음식과 환영 공연으로 출장단을 맞이했다.
각 마을의 새마을지도자들은 연수원 교육을 바탕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아를리나에 마을에서는 지역 학교의 교감, 영어 교사 등이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I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업무와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장하여 마을 주민들의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이들의 뛰어난 역량은 국내 새마을지도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며, 오히려 우리가 배워야 할 모범 사례로 다가왔다.
이 자리에서 김광림 중앙회장은 올해 처음 중앙회가 추진하는 ‘지구촌 새마을 해외아동 결연 후원사업’의 일환으로, 어려운 형편에 놓인 탐가 마을의 아슬벡 카디로프(13세) 아동에게 미화 300달러의 후원금과 함께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현지 문화와 새마을 정신의 결합
9월 1일, 출장단은 수도 비슈케크에 위치한 지방자치청을 방문하여 바자르바예프 쿠다이베르겐 청장과 면담했다. 새마을운동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청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역사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기존 북부 지역 중심의 새마을사업을 남부 지역까지 전파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청장은 키르기스스탄의 전통 협력 문화인 ‘아사르(Asar)’를 새마을운동에 접목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사르’는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동을 나누는 공동체 협력 제도로, 우리나라 고유의 두레나 품앗이 문화와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제안은 현지 고유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새마을운동의 근본정신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접점으로, 앞으로 새마을 시범사업 확산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번 방문은 새마을운동이 단순히 외부의 원조를 넘어 현지 새마을지도자들의 주도적인 땀과 노력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현지 문화(아사르)와의 접점을 발견하고, 지도자들의 높은 역량을 직접 확인하면서 키르기스스탄에서 새마을운동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신할 수 있었다. 중앙회는 앞으로도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GL) 회원국인 키르기스스탄을 포함한 글로벌 협력국에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협력을 제공하여 인류 공동 번영이라는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더욱 확산해 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