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꽃샘추위가 찾아와 어깨를 움츠리게 만들던 4월 어느 날.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뜩 흐린 날씨와 뚝 떨어진 기온에도, 주례1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예정대로 사상구새마을회 회원들이 한데 모였다. 지도자협의회, 부녀회, 문고 가리지 않고 모인 회원들의 표정에는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김나미 부산시부녀회장의 설명을 들은 회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유용미생물군(EM)흙공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전투적으로 뛰어들어 흙을 반죽하고 착착 빚어내는 회원들의 손길에 유용미생물군(EM)흙공들이 수북이 쌓여갔다.
어떤 조직이든 단합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구성원들에게 리더에 대한 신뢰와 서로 돕는 마음이 있을 때, 조직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부산광역시 사상구새마을회가 이룬 성과들 역시 단합의 힘이 없었다면 이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12개 읍면동 295개 리통의 1만여 명 회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 사상구새마을회는 작년 1월 김성원 회장 취임 이후 아름다운 사상구 만들기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김성원사상구새마을회장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현재의 새마을정신은 1970년대의 새마을정신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지금의 새마을운동은 지구 환경까지 생각해야 해요. 우리 생활 속의 사소한 것들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니까요. 이런 부분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상구새마을회는 환경지킴이로서 분주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상구는 공단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하천의 수질오염이나 악취와 같은 환경문제를 갖고 있었다. 사상구새마을회는 공단과 그 주변에 케냐프숲을 조성하고 EM흙공을 만들어 하천을 정화시키는 등 사상구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EM은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 수십 종을 배양한 것으로, 사상구새마을회는 EM흙공을 만들어 관내 3개의 하천과 밭, 화단 등에 뿌리고 있으며, 친환경 EM세제와 EM비누를 제조해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성원사상구새마을회장 “여름철 하천에 가보면 모기유충도 많고 악취가 많이 났었어요. 아직도 효과가 100%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물고기가 보이지 않던 곳에 물고기가 다시 살게 되었고 물이 맑아지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성원 회장은 EM의 효과를 직접 확인한 후 아예 자신의 사업장에 EM 제조설비를 설치해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EM비누의 경우에는 폐수정화 효과를 테스트해 관련 업체들에 홍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
조혜옥부녀회장 “작년 코로나19가 한참 심했을 때, 하루에 부녀회원 20명이 예방접종센터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었어요. 그리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는 당시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다들 모여서 수제마스크를 제작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전해드렸어요. 주변에 보면 코로나19로 새마을 활동들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해나갔던 것이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아요.”
전대일협의회장 “EM흙공 던질 때도, 케냐프숲을 조성할 때도 주민들이 반겨하지 않았어요. 코로나19 방역활동 할 때는 저희가 세금을 받고 하는 일인 줄 알고 대충한다며 나무라는 분도 있었죠. 다들 일터에서 근무하고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 내서 봉사하는 건데 말이죠. 그런데 조금씩 변화를 느끼시다 보니까 이제는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요. 하천에서 악취가 덜 난다, 거품이 사라졌다, 케냐프숲이 생기고 모기가 줄었다고 하시면서 고맙다고 음료수를 건네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다들 꺼려하는 일,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조금씩 변하는 지역의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사상구새마을회원들이다. 이들이 이렇게 지역을 가꾸는 데 열심일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보며 감동을 받고 배우는 것이 크기 때문이다.
임선희문고회장 “같이 활동을 하다 보면 누구 하나 얼굴 찌푸리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요. 모두 진심으로 우리 지역이 더 살기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하시죠. 저는 문고회장으로서 이렇게 좋은 새마을운동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김성원사상구새마을회장 “회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들어요. 뭐든 형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열정적으로 하시거든요. 제가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도 예상보다 빨리 끝내니까요. 작년에는 김장김치 400포기를 담가서 일일이 포장하고 직접 다 나눠드렸어요. 제가 이런 단체에 몸담고 있다는 게 너무 보람되고 매일매일 즐겁습니다.”
회원들끼리 서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주민들이 전한 작은 고마움에 보람을 느끼며 더 좋은 새마을을 만들어가는 사상구새마을회. 김성원 회장은 사상구새마을회원들이 더 즐겁게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김성원사상구새마을회장 “제 임기 내에 회관을 건립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입니다. 회원들을 보면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인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봉사하시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거든요. 단순히 모이는 공간이 아니라 상설매장을 만들어서 전국 지회에서 만든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카페를 조성한다든지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후원회를 조직해 자신의 몸과 시간을 들여 봉사하는 회원들이 재정에 대한 걱정 없이 봉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나아가 젊은 세대가 새마을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새마을운동 지속의 토대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존경, 칭찬, 배려의 마음. 눈에 보이지 않고 아무 힘도 없어 보이지만 이루기 어려울 것 같은 일을 이룰 수 있게 하는 힘이다. 환경이 개선되고 경제적 효과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마음과 노력이 있기에 부산광역시 사상구는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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