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일상의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삶에 숨구멍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미리 계획된 스케줄, 예상되는 상황들… 그렇게 안정을 추구하는 일상의 패턴을 떨쳐버리고,
자유롭고 느슨하게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만나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가벼운 가방을 렌터카 조수석에 내려놓고 가장 가까운 해안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소설가 김훈은 “‘숲’이라고 모국어로 발음하면 입 안에서 맑고 서늘한 바람이 인다”고 했다. 한때는 경작이 불가능해 개발에서 배제되고 격리되어 있던 땅. 그 덕분에 지금은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가꾸어지고 여행자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하는 선흘 곶자왈이 제주의 첫 여행지였다.
곶자왈은 오랜 옛날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암괴들이 불규칙하게 널려 있는 지대에 형성된 숲. 때문에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사스레피나무, 먼나무, 개가시나무, 모람, 멀꿀 등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판에 적혀 있는 주 수종 이름들은 정말 난생 처음 들어보는 나무 이름들이었다.
선흘 곶자왈은 ‘선흘곶 동백동산’으로 더 유명한데, 동백동산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푸른 이끼 옷을 입은 돌들과 가지치기도 하지 않고 뿌리를 다 드러내놓고 있는 나무들이 때타지 않은 자연지대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자연의 신비를 느끼며 걷다보니 어느덧 먼물깍에 다다랐다. 물을 잘 통과시키지 않는 넓은 용암대지의 오목한 부분에 빗물이 채워져 만들어진 습지인 먼물깍. 물을 잘 투과시켜 버리는 제주도에서 이렇게 고여 있는 물은 아주 소중했을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사람과 가축을 위한 생활용수로 쓰였다고 한다.
탐방로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올 봄에 예쁘게 피었을 홍매화 꽃잎들이 바닥에 떨어져 곱게 덮여 있었다.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곶자왈의 마지막 장면에 더해진 분홍색이 인상적인 이미지로 남을 것 같았다.
한라산 북쪽 사면 관음사 근처에서 발원해 아라동, 이도동, 건입동을 거쳐 흐르는 산지천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산짓물공원이 다음 여행 장소였다.
산짓물공원의 첫 번째 미력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원도심의 모습이다. 오래 전에 지어진 낮은 건물들과 관광지의 느낌보다는 동네 같은 분위기의 거리, 담쟁이가 뒤덮은 담벼락마저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풍경이었다.
산짓물공원의 또 다른 매력은 공원 한중간에 펼쳐진 너른 튤립 밭. 노란색과 빨간색의 탐스러운 꽃봉오리들이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것만 같았다. 누가 뭐라 해도 사진이 잘 나올 장소. 꽃의 키에 맞춰 잔디밭에 털썩 앉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표정도 환하기만 했다. 왠지 그 곁에서 혼자 사진을 찍고 싶지는 않아 열심히 꽃들을 사진에 담았다. 이리도 선명한 빨간색과 노란색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사하게 사진에 담긴 튤립 밭. 사진을 넘겨보다 보니 작품을 건진 것 같아 흐뭇했다.
제주의 벚꽃명소이기도 한 삼성혈의 초여름은 인적이 잦아들어 차분하고 고요했다. 삼성혈은 탐라국 시조에 대한 제의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태초에 탐라국을 창건한 삼신(고씨·양씨·부씨의 시조)이 이곳에서 솟아났다고 전해진다.
‘탐라국발상지’라고 새겨진 바위와 그 옆에 높이 서서 뭔가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는 홍살문, 그 너머의 삼성혈은 바깥세상과 분리된 특별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홍살문 주변에는 수령 지긋한 고목들이 늘어서 삼성혈로 가는 이들을 보필해주는 듯 했다.
내부에는 여러 채의 건물이 있는데, 얼마쯤 걷다보니 그 중 가장 주요한 건물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이 나타났다. 삼성전은 삼신의 위폐를 모신 곳으로, 1698년(숙종 24)에 유한명 목사가 건립하였고, 1785년(정조 9)에는 정조가 「삼성사(三姓祠)」라는 편액을 친히 하사하여 국가의 제사를 봉향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나 1871년(고종 8)에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 의해 일부 건물이 헐렸다가 1890년(고종 27)에 다시 세웠다. 그 후 수차례 중건과 중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삼성전은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기나긴 세월, 변화를 겪어낸 우직함을 느끼게 했다.
제주도에 와서 바다를 안 보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제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인 이호테우해변으로 향했다. 제주공항에서 10분만 달려가면 도착하는 이호테우해변은 새하얀 모래가 매력적인 장소. 이곳의 마스코트인 빨간색과 하얀색의 말 모양 등대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해가 기울어 감빛이 번져가는 하늘과 하늘빛으로 물들어가는 바다. 어두워질수록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말 등대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한동안 경치를 감상했다.
이호테우 해변을 따라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운치 있는 드라이브를 즐기고 나서는 마지막 여행지인 애월 구엄리 돌염전으로 향했다.
‘돌염전’이라고 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과연 내가 알던 염전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검은 바위 위에 오각형으로 구획을 지어놓은 염전이 이어져 있었다.
1559년(명종 14) 강려 목사가 부임하면서 구엄리 주민들에게 소금을 생산하는 방법을 가르쳤는데, 그것이 바로 바위 위에 찰흙으로 둑을 쌓고 그곳에 고인 바닷물이 햇볕에 마르면서 생기는 소금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이후 구엄마을 주민들의 주요 생업의 터전이 되었던 소금밭에서는 품질이 뛰어난 천일염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해방 이후 폐기되어 소금 생산을 중단했지만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을 보존해가고 있다.
돌염전 너머의 바다는 파도도 숨을 고르는지 잠잠했고 하늘에는 노을이 온유하게 번져 있었다.
돌아보니 꽤 바쁘게 돌아다닌 하루였지만, 한 곳 한 곳마다 충분히 여유로운 여정이었다. 위로 받기에 충분한 여행이었다.
Q _ 직장·공장새마을운동제주시협의회 소개 부탁드립니다. 특히 대표적인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A _ 청직장·공장새마을운동제주시협의회(회장 안귀환)는 42개회원사에 4,537명의 회원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생명운동으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나무심기, 에너지절약운동,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하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생활 속 탄소중립에 적극 앞장서고 있습니다.
Q _ 탄소중립 녹색생활화운동을 비롯해 채움봉사단 활동을 하며 느끼는 보람은 무엇인가요?
A _ 봉사활동은 누군가를 위해 나를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그래서 시작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직장 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참여함에 따라 쉽게 시작할 수 있었고, 여러 명이 참여하니 다소 어렵다고 생각한 일들도 쉽게 풀려가는 과정을 보면서 협동의 중요성에 대해 알기 시작했습니다. 직장 내에서 내가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것들로 인하여 누군가 불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1회용품 안 쓰기, 발생된 쓰레기 분리수거배출, 복사용지 이면지 재활용 등을 시작하게 되었고 동료들과 함께 실천하면서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오름, 해안가 등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를 치우면서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을 내가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직원 간 유대감도 커지고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_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_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라 지역사회와 고령화 되고 있는 지역농촌을 위하여 제주시농협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채움봉사단은 앞으로 지점 및 사업장별 사무소 주변정리를 시작으로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봉사활동 및 캠페인을 실시하고 고령화 되고 있는 농촌을 위해 일손 돕기에 적극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녹색생활화운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찾아 맑고 깨끗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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