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人터뷰 ①
양재천이 잇는 새마을정신,
미래로 이어가는 가치
서울 강남구새마을회
1975년 설립된 강남구새마을회는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살기 좋은 강남’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탄소중립을 위한 나무와 꽃 심기, 새마을 대청소, 그리고 양재천을 가꾸는 정화와 방역 활동까지….
이들의 노력이 오늘의 강남을 만들어 왔고, 그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글. 윤민지 사진. 홍승진
2025 새마을방역봉사대, 양재천에서 힘찬 출발!
지난 6월 9일, 초여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서울 강남구 양재천의 밀미리다리 인근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로 가득했다. 강남구새마을회가 주최한 ‘2025 새마을방역봉사대 발대식 및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새마을 양재천 정화활동’이 열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행사는 강남구 청년새마을연대 부회장인 문정원 아나운서의 생기 넘치는 진행으로 문을 열었다. 구룡초등학교와 포이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 조성명 강남구청장, 이호기 강남구의회 의장, 김영재 서울시의회 의원 등 250여 명이 함께 자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종선 강남구새마을회장은 “25년간 활동하면서 어린이들과 함께한 건 처음입니다. 윤상태 협의회장을 비롯해 구청과 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방역 차량 확보와 발대식이 가능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새마을방역봉사대 발대식에는 방역 차량 6대와 40여 명의 봉사대원이 참여했고, 앞으로 강남구 곳곳에서 공원과 하천에 방역 활동을 펼치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양재천 정화활동에 참여한 어린이 대표들이 당당하게 결의문을 낭독하는 모습이었다. “양재천을 깨끗하게, 동식물을 보호하고 물을 아껴 쓰겠다”는 어린이들의 약속은 현장에 있던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마음으로 가꾼 양재천
새마을방역봉사대 발대식을 마친 뒤 양재천 정화활동이 이어졌다. 양재천은 강남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 강남구는 이곳의 생태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며 관리하고 있다. 풀과 나무를 심고, 학생들이 직접 모를 심으며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강남구새마을회도 양재천을 모두가 아끼고 가꿔야 할 소중한 공간으로 여기며, 적극적으로 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이 활동에 동참하도록 지원하여, 자연 보호의 중요성과 봉사의 참된 가치를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은 EM(유용미생물군) 흙공 던지기와 미꾸라지 방류, 하천 쓰레기 수거 등이 함께 진행됐다.
어린이들과 새마을지도자들은 양재천 주변과 다리 위에서 ‘하나, 둘, 셋!’ 힘찬 구령에 맞춰 맑은 물길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힘차게 EM흙공을 물속으로 던졌다.
다음은 미꾸라지를 방류할 차례. 미꾸라지 한 마리는 1,000마리 이상의 모기 유충을 잡아먹고 하천 바닥을 파헤치는 습성이 있어 물속의 산소를 순환시켜 정화에 도움을 준다. 어린이들은 작은 바가지에 미꾸라지를 담아 조심스레 양재천으로 옮겼고, 어른들은 장화를 신고 하천 속 쓰레기를 하나하나 수거하며 깨끗한 양재천 만들기에 나섰다.

박조연 부녀회장은 어린이들에게 “EM흙공은 미생물들이 물을 정화시키는 것을 돕고, 미꾸라지들은 물속에서 해충을 잡아먹으며 살아갈 것이라고 설명해주니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좋아했다” 라며 현장의 생생한 반응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정화활동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 존중, 공동체의 가치를 일깨우는 기회가 됐다. 윤상태 협의회장도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양재천 정화활동을 통해 꿈나무들에게 ‘새마을운동’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이날 행사의 의의를 전했다. 이를 위해 양재천 인근에 소재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했고, 정화활동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심어주고자 어린이용 새마을조끼 200벌도 특별히 제작했다.
하반기에는 중학생까지 참여 대상을 넓히고, 양재천 정화활동을 3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다. 말을 이어가던 윤 회장은 자신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새마을운동을 통해 마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어요. 저희 아버지도 당시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셨지요. 오늘 아이들이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경험은 훗날 새마을운동을 대하는 태도에 분명한 차이를 만들 것입니다.” 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강남처럼 바쁘고 복잡한 도시에서도 공동체 정신은 여전히 소중하다”며, 세대가 함께 이어가는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강남구새마을회는 환경 정화뿐 아니라 방역 활동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지원한 방역 차량 3대와 강남구에서 확보한 3대를 포함한 총 6대의 방역 차량을 갖추게 됐다. 이 차량들은 한동안 차량 노후화로 방역활동을 중단했던 아쉬움을 씻어내고, 다시금 활기찬 활동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40여 명의 방역봉사대원이 새벽과 오후로 나뉘어 강남구 130여 개 공원에서 방역을 진행한다.
윤상태 협의회장은 “방역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새마을운동의 정신과도 꼭 맞습니다”라며, 방역활동이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만큼 지자체 예산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강남구 새마을방역봉사대는 매일 단체 채팅방을 통해 활동사진을 공유하고, 그날의 활동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이 자료들은 구청의 예산 신청과 향후 사업 계획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일부 학교에서는 방역을 직접 요청할 정도로 새마을방역봉사대는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인 신뢰와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함께’라서 가능했던 변화
강남구새마을회는 환경뿐 아니라 공동체의 온기까지 품고 있다. 홀몸 어르신을 위한 김장 나눔부터 여름에는 계절김치 전달, 농촌 일손 돕기, 직거래 장터 운영, 월 16회 이상의 방역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실천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대규모 김장 담그기가 예정돼 있다. 이 모든 활동은 강남구새마을회, 협의회, 부녀회가 함께한다. 윤상태 협의회장은 “이종선 회장님이 먼저 손을 내밀어 임원들이 자연스럽게 협력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모든 것을 함께하다 보니 예전보다 소통이 더 활발해졌고, 지도자들 간의 벽도 허물어졌다.
박조연 부녀회장은 새마을운동을 하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구민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자부심이 생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협의회와의 소통 역시 부녀회 활동을 이어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김정희 강남구새마을회 이사는 “어릴 적 새마을운동의 기억으로 강남구새마을회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새마을회는 앞으로도 서울시의 모범 단체로서 더 많은 이웃과 함께 따뜻한 변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새마을’이라는 정신을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