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人터뷰
미래를 위한 약속,
새마을과 함께하는 초록 교육
강원 속초시새마을회
‘웃음꽃 피는 속초시’, ‘살기 좋은 속초시’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따뜻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4월 22일, 강원 속초시새마을회 회원들은 노학동 햇살마루어린이집을 찾아가 환경교육을 진행했다.
이날은 새마을의 날이자 지구의 날. 속초시새마을회와 미래세대가 만나 우리가 살아가는이 땅을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함께 나눈 뜻깊은 시간이었다.
글. 임영현 사진. 전경민
미래세대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육 펼쳐
4월 22일, 새마을운동에 동참하는 회원들에게는 무엇보다 뜻깊은 새마을의 날이자 지구의 날인 이날, 속초시새마을회 회원들은 햇살마루어린이집을 찾았다. 2022년부터 이어온 환경교육을 올해도 어김없이 펼치기 위해서다.
속초시새마을회는 지역축제인 설악문화제에서 일회용컵을 다육 식물이 자라는 화분으로 재탄생시키는 ‘새활용’ 체험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 부스를 찾은 아이들이 즐겁게 체험하는 모습을 보며, 회원들은 ‘꿈을 키우는 나무’라는 의미로 우리 아이들을 ‘꿈나무’라 부르며 그들을 위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되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일회용 컵에 다육식물 심기’ 활동을 했다. 회원들은 버려진 일회용 컵을 하나하나 모아 정성껏 씻고 말려, 아이들이 사용할 준비를 마쳤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차례차례 흙을 담고, 그 안에 작고 귀여운 다육식물을 심었다. 흙 위엔 흰색과 새마을을 상징하는 녹색 자갈을 덮고, 아기자기한 토끼와 버섯, 선인장 장식을 꽂은 뒤 무당벌레 스티커로 마무리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자연분해까지 500년이 걸린다는 일회용 컵이, 아이들 손에서 특별한 화분으로 변신했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해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웃음꽃을 피우며 활동에 몰입했다.
각 테이블마다 자리를 지킨 새마을회원들이 마치 손자, 손녀를 대하듯 따뜻하게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 도와준 덕분이다. 귀여운 아이들 얼굴에 무당벌레 스티커를 붙여주며 장난치는 회원들도 있어 교실은 한층 더 따뜻해졌다. 조금 더 큰 아이들은 커피 찌꺼기인 ‘커피박’을 활용해 열쇠고리를 만드는 활동도 함께했다. 커피박을 몰드에 찍어내고, 화분 모양을 꾸미며 촉감 놀이와 색칠 놀이까지 더해져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되었다. 이 아이들 역시 자신만의 다육 화분을 완성하며 환경의 소중함을 배워갔다.
“웃음꽃 피는 속초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김강석 속초시새마을회장의 말처럼, 이날 활동 속에서도 아이들과 회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아이들이 직접 심은 다육식물은 단지 식물 하나를 키우는 경험을 넘어, 지구에 대한 애정과 보호의 마음을 키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웃음꽃 피는 속초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일상 속 실천으로 피어나는 ‘환경 감수성’
속초시새마을회의 환경교육은 어린이집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에 앞서 어린이집은 가정에 환경 교육 소식을 알리고, 라벨(포장지)이 붙은 투명 페트병을 준비해 보내달라고 안내했다. 이날 아이들은 준비해온 페트병을 활용해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배웠다.
“페트병에서 병뚜껑을 분리해 주세요. 그리고 포장을 떼요. 페트병을 눌러서 부피를 줄여요. 그리고 여기에 담아볼까요?” 아이들은 실습을 통해 환경 보호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속초시새 마을회는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교육은 부모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육을 통해 ‘웃음꽃’을 피운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서는 ‘이야기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페트병은 이렇게 버려야 해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재활용해야 해요!” 환경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가정에서도 배운 내용을 실천하고 공유한다.
속초시새마을회의 교육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일상 속 환경보호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탄소중립 선도도시’를 지향하는 속초시가 목표하는 탄소중립 실현에도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성과이자, 지역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공동체문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속초시새마을회의 활동을 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속초시에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새마을이 필요하다.”
속초의 자연처럼 맑고 따뜻하게
속초시새마을회는 1984년 설립된 이래 줄곧 시민 곁에서 함께
숨 쉬어왔다. 현재는 속초시 8개 동에서 약 4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속초의 자랑을 묻자, 주저할 틈도 없이 회원
들의 입에서 먼저 나온 말은 바로 이것이었다.
“설악산, 영랑호, 청초호, 속초호 등 천혜의 자연환경도 있지만, 무
엇보다 속초시 새마을운동이 가장 큰 자랑거리죠.”
“새마을은 국가이고, 곧 나라사랑입니다.” 이처럼 뿌리 깊은 소명
의식을 지닌 김강석 회장은 2024년 제17대 속초시새마을회장으
로 취임했다. 그해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그는 속초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속초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인 만큼, 해수욕장을 비롯한 해안가의 해양 쓰레기 수거, 영랑호·청초호·하천변의 자연정화 활동, 농약병 수거 등 지역에 맞춘 환경활동을 앞으로도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속초시새마을회의 대표 활동 중 하나는 앞서 소개한 환경교육뿐 아니라, 2022년부터 속초시부녀회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이다.
수거된 아이스팩은 정성껏 세척해 다시 포장한 뒤, 아이스팩 수요가 많은 시장 상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미숙 부녀회장은 “겨울에는 언 손을 녹여가며 아이스팩을 씻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회원들의 열정을 떠올렸다. 이 같은 노력을 알아본 속초시자원봉사센터는 별도의 작업장을 마련해 지원에 나섰고, 현재는 지역 곳곳에 아이스팩 수거함을 추가 설치해 사업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아이스팩 선별, 세척, 건조, 나눔은 주 단위로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탄소중립 실천과 동시에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든든한 지원책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각 동에서 수거한 폐자원을 자원화해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자원순환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 수익금은 다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업으로 환원되며, 탈플라스틱 탄소중립 도시 속초를 향한 여정에 큰 힘이 되고 있다.
18년째 새마을회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미숙 부녀회장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바로 ‘홀몸노인 사랑잇기’ 사업이다. “강원도부녀회의 중점 사업이기도 하지만, 속초만의 따뜻한 정서를 담아, 며느리의 마음처럼 다정하게 어르신을 보살피는 활동입니다.” 속초시새마을회는 이처럼 탄소중립과 공동체 중심의 따뜻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지역의 다른 단체들과도 연대·협력을 강화하며, 젊은 세대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기반도 착실히 다지고 있다. 지역 축제에서는 새마을운동을 알리기 위한 체험부스를 운영하는 등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속초시새마을회의 움직임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연을 지키고, 이웃과 함께하며, 일상 속에서 작지만 값진 실천을 쌓아가는 속초시새마을회. 그들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속초는 더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묻게 된다. 내일의 속초시새마을회는 또 어떤 따뜻한 변화를 만들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