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울림

세대를 잇다,
새마을을 잇다

새마을운동 55주년 특집인터뷰

새마을운동 55주년을 맞아 네 명의 새마을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새마을운동의 발자취를 기억하는 원로지도자, 새마을운동과 함께 태어난 세대의 지도자, 현장에서 변화를 이끄는 청년새마을연대, 그리고 미래를 설계하는 대학새마을동아리까지. 세대도 다르고 활동 무대도 다르지만, 모두의 삶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 속에 깃든‘새마을운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함께 돌아본다.

글. 이원복 사진. 손호남

왼쪽부터, 이태윤(전국대학새마을 동아리엽합회 부회장), 김기호 원로지도자(전 새마을문고중앙회 고문), 이심경(울산청년새마을연합회장), 박춘영(대구광역시 북구 검단동부녀회장)



내 마음을 움직인 새마을운동

김기호 • 새마을운동이 어느덧 55주년을 맞았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1975년 도시 새마을운동을 시작으로 활동했으니, 올해로 딱 50년째 새마을운동에 몸담고 있는 셈입니다. 그저 ‘새마을지도자’라는 호칭이 듣기 좋아서 마냥 열심히 했어요. 우리 젊은 지도자분들은 어떻게 새마을운동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해지네요.
박춘영 • 저는 1970년생으로 새마을운동과 같은 해에 태어났습니다. 말 그대로 ‘새마을세대’인 셈이죠.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뒤 자연스럽게 새마을운동을 다시 찾게 되더라고요.
이심경 • 제 세대는 대부분 책이나 어른들의 말씀을 통해 새마을운동을 접한 사람들일 겁니다. 처음에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어머니의 권유로 새마을운동에 참여해 보니,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태윤 • 저 역시 책이나 영상으로 새마을운동을 접했는데요, 전국민이 한마음으로 참여해 큰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이 신기했죠.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만남은 더욱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김기호 • 새마을운동이 처음 시작됐을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180도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물론 의식까지 변화하면서 가난을 극복했고 이제는 세계적인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으니까요.
박춘영 • 맞습니다. 새마을운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때그때 중요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 온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생활 환경 개선과 경제 발전을 중심으로 한 사업이 주를 이뤘는데요, 지금은 공동체문화 조성이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으로 방향이 확장되고 있고요.

새마을운동으로 닦아온 길을 돌아보다


이심경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양한 세대가 새마을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자리가 참 뜻깊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하는 청년으로서 선배님들께서는 어떤 새마을운동을 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김기호 • 그 시절엔 새마을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어요. 처음에는 부녀회 활동을 하며 구판사업을 시작했죠. 이익금은 소외된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는데요, 그때의 보람은 지금도 신바람 날 정도로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외에도 ‘1가구 1통장갖기 운동’, ‘소비절약운동’, ‘질서 지키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책과 독서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1985년부터는 자연스럽게 새마을문고에서 활동했어요. 도서 교환시장이나 이동 도서관을 운영하며, 대구광역시의 독서문화운동을 이끌었죠. 정말 보람 있는 활동이었어요.
박춘영 • 당시 부녀회에서 구판사업을 하셨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지금 저희 대구 북구 검단동부녀회는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년새마을연합회와 대학새마을동아리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이심경 • 울산청년새마을연합회는 크게 두 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벽화그리기 사업’입니다. 관내 우범지대를 중심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인데요, 보수 작업까지 포함해 총 6년에 걸쳐 꾸준히 진행하는 장기 사업입니다.
두 번째는 청년과 대학생들에게 새마을운동을 알리는 일입니다. 울산 지역의 청년 사업가들에게 물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이를 통해 새마을운동을 널리 알리는 거죠. 또한 청년들이 새마을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려면 안정적인 기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그 결과 ‘청년새마을지원 조례’ 제정에 큰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많은 지역 청년이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태윤 • 저희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대학새마을동아리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같아요. 하나는 각 대학교나 지역 내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봉사입니다.

지속가능한 새마을운동을 이뤄가다

박춘영 • 이태윤 부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우리 부녀회도 지구촌새마을운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대구 북구 검단동에는 다문화가정이 많아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이디어가 막 솟아나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새마을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갈지 궁금해지네요.
이심경 • 새마을정신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하는 소중한 가치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새마을정신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개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새마을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그 가치를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태윤 •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대학새마을동아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잘 운영되고 있는 동아리의 사례를 공유하거나, 직접 만나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김기호 • 우리 젊은 후배님들이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합니다. 역시 새마을운동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죠. 함께할 때 진정한 힘이 생기고, 그 안에서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새마을운동 55주년, 더 나은 내일을 그리다

이심경 • 원로지도자님께서 이렇게 응원해 주시니, 저 역시 더 큰 의지와 책임감이 생깁니다. 새마을운동이 55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어져 왔다는 것은, 앞선 세대의 선배님께서 보여주신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태윤 • 새마을운동은 저희 세대에게 참으로 큰 선물입니다. 앞선 세대 여러분들께서 새마을운동을 통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셨으니까요. 이제 앞으로의 55년, 나아가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저희 세대가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고 계승해, 더 많은 성과를 이루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춘영 • 이렇게 다양한 세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고, 앞으로는 함께 힘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부녀회는 주로 협의회와 함께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청년새마을연대와 대학새마을 동아리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보고 싶어요. 이런 세대 간의 연대와 협력이 가능한 것도 바로 ‘새마을운동’이기에 가능한 일이지않을까요?
김기호 • 맞습니다. 후배 여러분들이 있어 오늘도 다시 한번 ‘새마을운동을 해오길 정말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마을운동을 주도해 펼쳐가고 있는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많은 국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신의 삶터에서 이웃을 생각하고, 거짓 없이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새마을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마지막으로 다 함께 외치며 오늘 이 뜻깊은 만남을 마무리할까요.

“새마을운동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