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부산광역시는 우리나라 제2의 수도이다.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해운대는 마린시티의 야경이 더해져 더욱 화려해지고,
광안리는 수만 개의 드론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러한 화려한 부산 말고 진짜 부산을 만나고 싶다면 골목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골목으로 안으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이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부산 동천로 일대에 있는 전포 카페거리는 지난 2017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52곳 중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골목이다. 골목 초입에는 전포 카페거리를 알리는 듯 볼트와 너트로 만든 구조물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공구와 커피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조합은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본래 이곳은 버스 공장과 함께 철물과 공구를 파는 상가로 가득한 지역이었으나, 버스 공장의 이전으로 골목 상권이 무너지면서 쇠락했다. 이후 2009년쯤 도시에서 몰려든 청년들이 가게에 내려앉은 세월의 먼지를 털어내고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카페를 하나둘 오픈하기 시작했다. 빛바랜 간판을 한 철물 상가와 빈티지한 감성을 물씬 풍기는 카페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풍경에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이 거리를 전포 카페거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커피 향과 국적을 넘나드는 이국적인 요리, 여기에 거칠고 투박한 공구 상가가 함께하는 다소 이질적인 풍경은 구석구석 보고 또 봐도 새롭다.
도개교인 영도대교 우측 남항에 위치한 깡깡이 예술마을. ‘깡깡이’라는 이름은 과거 녹슨 배의 표면을 벗겨내기 위해 망치질하던 소리에서 유래됐다. 깡깡이 예술마을이 되기 오래전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근대 조선소가 세워진 곳이다. 과거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선박 부품을 수리하는 조선소들이 마을을 돌아보다 보면 이따금 깡깡 내리치는 망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교통이 발달하여 지금은 언제든 영도와 남포동을 오갈 수 있지만, 과거엔 영도도선을 이용해야만 오갈 수 있었다. 지금은 영도와 남포동을 잇는 배가 필요없지만 도시재생 프로젝트 중 하나로, 주말이면 하루 세 번 깡깡이 유람선을 타고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다. 또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무빙>의 촬영 현장 중 하나인 양지다방에서 녹진한 쌍화차를 한잔하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전국에 갈비 하면 떠오르는 포천의 이동갈비, 수원의 왕갈비, 서울의 마포갈비와 함께 한때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것이 부산의 초량갈비다. 다른 지역의 갈비는 소고기로 만든 소갈비지만, 초량의 갈비는 돼지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맛은 타지역의 유명 갈비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맛을 자랑한다. 초량갈비의 시작은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항 등에서 들어오는 물자를 내리는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고된 노동 후 주로 영양가 높은 음식을 찾았다. 당시 주위 도축장에서는 도축하고 남은 돼지부산물 등을 연탄불에 구워 팔았는데 이것이 초량돼지갈비 골목의 시초이다. 아직도 골목에는 30~50년 된 식당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어스름해진 저녁, 두툼하게 썬 돼지갈비를 불판 위에 올리면 골목에는 달큰한 냄새가 진동하고 출출한 이들이 삼삼오오 초량동 돼지갈비 골목으로 모여 든다.
산자락 아래 가지런히 계단식으로 집들이 놓인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이 힘겹게 살던 삶의 터전이다. 꽉 찼던 마을은 197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인구가 점점 줄기 시작했고 텅 빈 마을을 살리기 위해 감천문화마을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한 것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특이한 지형구조와 경치가 더해져 입소문을 타고 관광지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했다.
감천문화마을의 진면목을 보려면 골목 구석구석을 걸어야 한다. 인기가 좋은 감내2로 마을 입구에서 시작해 미로처럼 끝없이 이어진 골목을 걸으며 뮤직비디오 촬영지, 곳곳에 숨겨진 조형물, 벽화, 다양한 상점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온전창 풍류길은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에서 시작해 금강공원, 스파윤슬길, 파전골목 등을 거쳐 되돌아오는 코스로 온천장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멋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특히 금정산 자락에 있는 금강공원은 울창한 숲은 물론 기암괴석과 계곡 등 볼거리가 풍부해 부산시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2004년 무료로 개방을 시작한 이곳은 일제강점기 당시 ‘금강원’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곳으로, 다양한 수목이 심겨 있으며 동래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또한 공원 안에는 부산민속예술관, 해양자연사박물관, 케이블카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여행객에게도 인기가 좋다.
금정산 자락에서 역사와 문화, 자연을 즐겼다면 온천장으로 내려와 언 몸을 녹여보자. 동네 이름인 온천장에서 알 수 있듯 온천으로 유명하다. 신라시대 당시 발견되어 고려와 조선 시대에 왕족들과 양반들이 왕래하며 온천을 즐겼으며 개항 이후 본격 개발되기 시작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끊임없는 발길이 이어진 곳이다. 가장 유명한 곳은 허심청과 녹천온천이며 거리 곳곳에는 노천 족욕탕 등이 조성되어 있어 온천장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피난민이 살기 시작해 형성됐다는 마을의 배경과 절벽 아래 지어진 환경조차 감천마을과 비슷하지만 흰여울문화마을은 전혀 다른 풍광을 선보인다. 골목 끝에 올라서면 가파른 절벽 아래로 청량한 바다가 보이는데 마치 여기까지 오르느라 수고했다고 주는 선물 같다.
흰여울이라는 이름은 봉래산 기슭에서 굽이쳐 내리는 물줄기가 마치 흰 눈이 내리는 것 같다 하여 지어졌다. 2011년 12월 무렵부터 낡은 가옥을 리모델링하면서 지금에 이르렀고 골목골목을 누비다 보면 영도 주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을 찾는 이들이 빠지지 않고 인증사진을 남기는 곳은 영화 <변호인>의 명대사가 쓰여 있는 담벼락이다. “이런게 어딨어요?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할게요! 변호인 하겠습니다!” 진우네 집 담벼락이 있는 골목을 시작으로 흰여울길은 모두 14개의 골목으로 이어져 있다. 구석구석 절로 지갑을 열게 하는 소품샵과 먹음직스러운 디저트가 가득한 카페, 한숨 쉬어갈 수 있는 서점 등이 있으며 느리게 걸을수록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파도가 철썩이는 역동적인 동해와 달리 잔잔한 바다 지평선에 점점이 떠있는 배와 반짝이는 윤슬이 가득한 풍경은 여행객들에게 평온한 마음과 여유를 전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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