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

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2024 01·02 제12호

category
울림

“이제 새마을운동은
‘지구촌 환경운동과 생명운동’으로
진화해야 할 때”

글.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

‘필자의 고향은 지리산과 남해를 사이에 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오미리다. 진주 시내에서 북쪽 지리산 방향으로 10여km 가면 산청군과 접경한 농촌 마을이다. 1970년 7월 준공된 남강댐이 대규모 보강 공사를 거쳐 1999년 12월 다목적댐으로 거듭남에 따라 상류에 있던 고향 마을은 안타깝게도 수몰 지역에 포함됐다. 하지만, 유년기에 뛰어놀던 고향 들녘 풍경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맑은 날이면 눈 덮인 지리산이 더 가깝게 다가와 보이는 곳에서 태어난 필자는 1970년 4월 22일 시작된 새마을운동의 확산과 함께 초·중·고교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세계적 농촌 계몽 운동으로 성장한 새마을운동의 3대 정신, 즉 근면(勤勉)·자조(自助)·협동(協動)을 필자는 지금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지금도 노란색 바탕에 세 줄기 초록색 잎이 새겨진 새마을기 문양을 보면 누구보다 강렬한 친근감을 느낀다.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작사·작곡했다는 ‘새마을노래’가 1972년 6월 20일 대도레코드사에서 음반으로 처음 발매됐다니, 아마도 필자는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새마을노래를 들었던 것 같다. 새마을노래를 행진곡 삼아 책가방을 메고 시골길을 신나게 걸어서 약 15리(6km) 정도 떨어진 초등학교를 오간 기억이 난다.
박 대통령은 “잘살아 보세”라는 강렬한 한 마디 구호로 국민의 가슴 속에 변화의 불을 지폈고, 마음이 움직인 국민은 누대에 걸친 가난 탈출과 조국 근대화 건설의 사명감을 갖고 밤낮으로 노력했다.
새마을노래 가사를 보면 당시 고향 마을의 빠른 변화상을 그림 그리듯 압축해 보여준다. 필자는 어린 시절 직간접적으로 새마을운동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농촌 마을 주민들은 참 부지런했고, 초가집을 걷어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했다. 마을길도 넓혔고 농지구획정리도 착착 진행했다. ‘헌 마을’은 말 그대로 새마을로 깔끔하게 변신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글로벌 10위권 선진국으로 도약한 발판은 ‘건국의 영웅’ 이승만(1875~1965) 대통령에 이어 ‘산업화의 영웅’ 박정희(1917~1979)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구 달서구청장(3선)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곽대훈 회장이 2022년 9월 취임하면서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난해 ‘다시 새마을운동, 세계와 함께’를 내걸고 새마을운동의 글로벌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2024년 새해에도 이런 방향으로 대약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은 지구촌이란 말이 널리 퍼질 정도로 글로벌 시대다. 지구는 둥글지만 세계는 편평하게 연결된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새마을운동은 전 지구적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기후위기 수준을 넘어 기후재앙이 닥쳐온 이 시대에 인류의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탄소 제로’ 정책에 주도적으로 동참하고, 플라스틱 배출 최소화를 위한 시민운동을 앞장서야 한다. 이제 새마을운동은 부득불 환경 운동, 생명 운동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해외 13개국 56개 시범마을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 새마을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지금보다는 확대돼야 한다. 국내외 대학생 등 청년의 참여와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를 꾸준히 증액하고 있지만, 새마을운동에 배정되는 예산은 여전히 미미하다. 국회는 물론이고 행정안전부가 새마을운동에 좀 더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통해 새마을운동이 명실상부한 지구촌 새마을운동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공유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