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그 어느 새마을문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콘셉트의 새마을문고가 봉화군에 탄생했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명품 만화방’이 바로 그곳이다.
“요즘 아이들은 인쇄 활자를 잘 안 읽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쉽게 책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해답을 ‘만화책’에서 찾았어요. 만화를 통해서 보다 쉽게 책에 접근할 기회를 주자는 생각에서였죠.”
무엇보다 유창호 경북 봉화군새마을문고 회장은 일반 도서관에서는 만화책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만화방의 경쟁력을 단번에 알아봤다. 현재 명품 만화방은 봉화군 행복나눔센터에 위치한다.
사업이 시작된 건 2년 전의 일이다. 제일 먼저 만화방이 지역민의 거점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봉화군에서도 중심지에 위치한 행복나눔센터에 만드는 것으로 정했다. 장소는 생각보다 쉽게 결정할 수 있었지만, 만화방에 둘 만화책 구비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만화책 선정을 위해 새마을 읍면문고회장들로 구성된 ‘도서선정위원’을 운영했다. 도서선정위원들은 명품 만화방에 적절한 만화책을 신중하게 선별하고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책장을 가득 채웠다. 명품 만화방이 하루하루 거듭할수록 더욱 다채로운 만화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주 이용자들인 아이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용됐기 때문이다.
“읍면문고회장님이 도서 선정에서부터 정말 많은 일을 해주셨죠. 봉천면 회장님께서는 만화책의 장르를 구분하고 이를 책장에 진열하는 데 힘써주셨어요. 아이들이 주로 보는 책은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서, 어른들이 많이 보는 책은 아이들의 것보다 높은 곳에 배치했어요. 아이들이 줄곧 읽고 싶은 만화책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전해주곤 해요. 모른 척 지나칠 수 없어서 아이들이 원하는 만화책은 꼭 입고시키기 위해 늘 신경 쓰고 있답니다.”
예부터 기성세대에게 만화방은 ‘불량’하다는 편견이 있다. 그 편견을 말끔히 없애준 건 만화방을 운영하는 ‘시니어클럽’ 덕분이다.
“한 번은 어떤 아이가 하루에 한 권씩 만화책을 보러 만화방에 들렀어요. 한 달간 만화책 25권 정도를 읽고 간 것 같은데, 그때 아이의 어머니가 찾아오셨다가 깜짝 놀라 다시 돌아가셨어요. 만화방에 대한 편견이 있으셨던 거죠. 명품 만화방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아이에게 “오해해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하시기도 했죠. 아마도 만화방 운영을 시니어클럽에서 도맡아 주고 계셔서 그런 것 같아요. 시니어분들의 인자한 미소와 만화방 분위기를 보고 부모님들도 안심할 수 있게 된 거죠.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친절하게 반겨주니 부모님들이 더 믿고 만화방에 아이들과 함께 오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이곳에 맡겨둔 후 볼일 보고 오는 부모님들도 계셔요. 모두가 안심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곳 명품 만화방이죠.”
공간은 모든 연령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책과 기성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들도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행복센터 안에 위치하다 보니 동에서 운영하는 강의나 강습을 듣고 난 후 만화방에 들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러고는 한참 만화책을 읽다 가시죠. 그런 분들을 보면 ‘만화방 만들기를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명품 만화방에는 여느 만화방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책장에 만화책들이 가득 차 있다. 만화방에 비치된 만화는 교육용뿐만 아니라 순정 만화, 역사 만화, 추억의 명작 등 1만여 권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웹툰으로도 인기가 자자한 만화책도 여러 권 보인다. 문고 회장단들의 시장 조사와 아이들의 의견 수렴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아이들의 편의를 위해 테이블, 두툼한 매트와 쿠션도 구비해 자유롭게 눕거나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수업을 끝마친 아이들이 명품 만화방에 들어서자, 휴대폰은 뒤로 제쳐두고 보고 싶은 만화책을 찾는 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책을 펼쳐 들고 읽기 시작하자 재잘재잘하던 목소리도 금세 사라졌다.
아이들과 부모님의 지지로 봉화군의 사랑방이 되어가고 있는 명품 만화방.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아무래도 행정복지센터 운영 시간에 맞추다 보니 만화방 운영 시간이 아쉬워요. 오후 6시면 문을 닫아야 하고 주말에도 열 수 없거든요. 그래서 만화책을 더 많이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만화방’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만화방을 통해서 봉화군의 많은 아이들이 보다 책에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왁자지껄했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내 멈추고 아이들이 만화책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순간, 아이들은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까.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새싹이, 지금 여기 명품 만화방에서 싹트고 있다.
만화책을 정리하고 있는 새마을문고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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