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는 친환경 라이프를 위해 손에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들었다.
유행처럼 번진 에코백 열풍으로 너도나도 에코백을 장만했고,
각종 행사가 열릴 때마다 에코백을 굿즈로 제작했다.
에코백이 유행을 넘어 일상이 된 요즘, 과연 우리의 선택은 옳은 일이었을까.
에코백이 친환경적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다. 과거 우리는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해 장을 보곤 했다. 이 장바구니는 주로 동네에서나 사용할 법한 아이템이었지 패션 아이템은 아니었다.
‘에코백’은 생태를 뜻하는 ‘ecology’와 가방을 의미하는 ‘bag’의 합성어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생태계를 보전하자는 취지로 붙여진 이름이다. 에코백의 유행과 인기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Anya Hindmarch)는 흰색 천으로 만든 가방에 ‘I'm not a plastic bag(나는 비닐 가방이 아닙니다)’라는 슬로건을 새긴 가방을 디자인했다. 당시 패션쇼에 참석한 모델과 배우에게 이 가방을 나눠줬고, 그들이 그 가방을 메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진들이 퍼지면서 비싼 명품 가방을 제치고 에코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물론 에코백은 쉽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비닐봉지, 종이봉투나 동물의 희생이 필요한 가죽가방에 비하면 굉장히 친환경적이며 가볍기 때문에 실용적인 아이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지고 있는 개수이다. 에코백은 비닐봉지나 종이봉투보다 재료와 시간, 공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에코백이 친환경적이려면 한두 해가 아니라 닳고 헤질만큼은 사용해야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짐을 넣는 용도가 아닌, 그날그날 패션 코디에 어울리게 매치할 수 있는 재질과 크기, 여러 색상의 에코백을 소장 중이라면 오히려 일회용품보다 환경에 더욱 해로울 수도 있다.
요즘 에코백은 많아도 너무 많다. 기업 행사 등에서 판촉물로 에코백을 무분별하게 나눠주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며, 제품을 구입할 때 소비자의 선택이 아닌 덤으로 소장하게 된 에코백에 쉽게 손이 가질 않아 방치된다는 것도 문제다.
또 손쉬운 공정과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되는 에코백 특성상 견고하게 제작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값싸게 구매한 에코백을 몇 개월 채 쓰지 못하고 가방 일부분의 실밥이 풀어지거나 헤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리고 무늬만 에코백인 경우도 많다. 지구를 위한 제대로 된 에코백을 고르려면 합성 가죽이나 플라스틱, 천 소재에 가죽이 덧대어져 만들어진 것이 아닌 천연 면이나 캔버스 천 등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또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하거나 현수막, 버려진 의류를 가공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도 좋다. 이왕이면 화학 염료를 덜 쓴 무형광 제품이면 더욱 좋다.
에코백 하나를 만들려면 일회용 비닐을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노동력, 그리고 비용이 든다. 이왕 손에 들어온 에코백이라면 그 가치가 제대로 빛을 볼 수 있도록 제대로 사용해 보자.
먼저 예쁘다고 사 모으던 에코백 쇼핑부터 멈춰야 한다. 애초에 이 백은 패션이 아닌 지구를 위한 선택이었으므로, 필요한 한두 개 정도만 소장하여 닳고 헤질 때 까지 오래오래 사용하는 것이 옳다.
이미 여러 종류의 에코백을 소장 중이라면 사용 용도에 따라 가방을 분리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장을 볼 때 전체 물건을 담을 커다란 가방 하나, 야채 등 오염이 있을 수 있는 식재료를 담을 가방, 공산품 등 깨끗한 물건을 담을 가방처럼 크기와 재질, 사용 용도를 달리하여 챙기면 에코백 안에 비닐봉투에 담긴 물건을 넣을 일이 줄어든다. 또 밀폐용기 등을 챙겨 물기가 있는 음식이나 냉장·냉동 보관 식재료를 담으면 집에 와서 다시 소분하거나 정리할 일이 줄어들어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회사나 학교 등 여러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에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을 모아놓고 함께 쓰는 것도 좋다. 갑작스레 물건을 담거나 장을 볼 일이 생길 때 유용하며, 이렇게 사용하다 보면 에코백 사용을 자연스럽게 습관화 할 수 있다. 지구와 우리 모두를 위한 선택 에코백. 그동안 불필요하게 많은 개수를 소장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오늘부터라도 패션 아이템이 아닌 친환경 아이템으로서 에코백 사용을 실천해 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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