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

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2023 05·06 제8호

제주시 23개 읍면동 부녀회장 모습

category
새마을 사람들Ⅰ

따듯한 마음이 일궈낸
아름다운 성과

「2022 전국 시도·시군구 부녀회 종합평가」
시군구 최우수 제주 제주시부녀회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제주시부녀회를 찾았다.
제주시부녀회가 운영하는 알뜰매장에는 아침인 게 무색하게도 새벽부터 나와 메주를 빚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들에게 된장을 담그는 일은, 일 년을 지내는 의례 중 하나. 된장 만들기 사업을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을 훌쩍 넘어섰고,
부녀회의 된장 맛은 이미 제주시에 소문이 났을 정도로 일품이다.
분주하게 메주를 빚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일품 된장을 만드는 비법은 몇십 년을 한결같이 이어오고 있는 제주시부녀회의 따듯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장희주   사진. 김병구

알차고 보람찬 새마을 활동

홍경애 회장에게 제주시부녀회는 남다르다. 그녀가 새마을 활동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0년이 넘어섰고, 회장직만 해도 두 번의 연임까지 더해져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세월이 켜켜이 쌓인 만큼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는 마음은 이제는 뿌듯함을 넘어 자부심이 된 지도 오래다. 그렇기에 이처럼 제주시부녀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에 이만한 버팀목도 없을 듯하다.
제주시부녀회에서 진행하는 활동만 해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통문화 알리기, 환경정화활동, 주거환경 개선사업, 어르신께 수의 전달하기 등 따듯한 나눔 활동은 세대를 넘어 장소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모든 행사는 회원들이 참여하는 월례회의를 통해 기획하고 있어요. 다양한 활동을 주제로 소통하고, 이달의 활동에 대해 논의합니다. 제주시부녀회의 활동이 활발한 건 회원들의 적극적인 마음 덕분이에요. 제주시에 정착한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멘토·멘티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통음식 알리기, 명절 차례상 차리기, 인사 예절 및 한복 입는 방법 배우기 등 우리 문화에 대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어요. 제주시와 협업해 ‘2040 플라스틱 제로섬 만들기’에도 동참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올해 4월 서유럽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시가 플라스틱 없는 섬을 만들겠다고 선포한 이후 새마을부녀회도 이에 동참하며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에는 폐페트병을 16만 590kg을 수집해 자원 재생 원료로 사용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폐페트병을 원자재 공장에 판매하는 활동으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이웃을 위해 특별하게 사용한다.

된장을 담그고 있는 제주시부녀회

이웃을 위한 나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이웃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다. 특히 제주시부녀회에서 가장 오랫동안 진행한 사업 중 하나가 ‘사랑의 수의 전달’이다. 기초생활수급자, 홀몸 어르신 등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며 따듯한 사랑과 정을 나누고 있다. 이 사업은 1994년부터 시작됐으며, 한 해도 빠짐없이 30여 년간 이어오고 있는 활동이다. 수의는 알음알음 모은 헌 옷 모으기 사업과 새마을알뜰매장에서 발생하는 운영 수익금으로 구매하고 있고, 지금까지 약 700벌의 수의가 어르신들에게 전달됐다.
소외계층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환경정비 사업도 그 일환 중 하나다. 관내 어려운 가구를 대상으로 도배 전문가와 함께 노후된 벽지 및 장판을 무료로 교체해 주고 있다.
“도배 교체 활동을 하면서 많은 어르신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새마을 활동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뿌듯한 마음입니다. 특히 새마을 활동을 하면서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라는 말을 듣고는 해요. 그럴 때마다 힘든 일이 모두 씻겨질 만큼 보람차요. 앞으로도 관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많은 일을 펼쳐보고 싶습니다.”
된장 담그기 활동은 다른 지역 새마을회에서는 볼 수 없는 사업이다. 대체로 많은 지역 새마을회에서는 김치 담그기를 통해 이웃에게 나눔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홍경애 회장은 다른 지역 새마을과 똑같은 활동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모색을 통해 실현한 일이 재래 된장 담그기다. 올해로 벌써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전 과정을 제주시부녀회에서 진행하는데, 모두 힘든 내색 없이 즐겁게 된장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전 과정에 제주시부녀회의 손길이 들어가요. 콩을 세척하는 일에서부터 숙성하고, 메주를 빚고 된장으로 만들기까지. 어느 과정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미 제주시에 우리 된장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가격도 저렴하니 매년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매년 양도 늘리고 있고, 그 덕분에 가마솥도 세 개를 설치했어요.”
무거운 짐을 나르고 뜨거운 뙤약볕에서 메주를 손질하는 데도 회원들은 힘든 기색 하나 없다. 올해 된장도 분명 감탄할 맛이 나올 것이라 짐작됐다.

세대를 넘어 새마을정신이 이어지길

오랜 시간 동안, 제주시 각지의 따듯한 마음이 모인 덕분인지 최근 제주시부녀회에는 기쁜 일도 있었다. 2022년 ‘전국시도·시군구부녀회 종합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새마을부녀회 가운데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무엇보다 공동체운동, 지구촌새마을운동 등 4대 중점과제와 조직관리, 재정분야, 언론홍보 실적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렇기에 이번 최우수상의 영예는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활동에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
내년 총회를 끝으로 회장직 임기가 종료된다는 홍경애 회장. 그녀는 마지막까지 새마을을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여러 활동을 하며 제주시에 새마을정신을 계승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젊은 세대와의 융화’를 통해 새마을정신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새마을에 대한 고민, 이를 통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제주시부녀회. 이들의 활동 내용만 보더라도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빠르게 변해간들 세상을 향한 따듯한 시선은 변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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