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

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2023 05·06 제8호

category
어울림

새마을운동,
연대와 협력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다

현재 우리는 지난 몇 년간의 팬데믹으로, 그리고 그 이후 국내외 경기 악화로 또 다른 위기에 맞닥뜨렸다.
자신을 돌보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타인을 위한 기부는 나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일까?
놀라운 사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부는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오히려 더 재미있고 즐거운 문화처럼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밝히는 힘, 요즘 시대 기부에 대해 전한다.

참고. <2023 기부 트렌드>,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23

어려울수록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

2021년 기부와 관련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기부하지 않는 시민들 45.8%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전문조사업체 엠브레인의 ‘2022 기부경험 및 기부 문화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기부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한 사람이 69.7%에 달한다. 치솟는 물가에 경기마저 얼음장이 된 요즘, 시민들의 기부 참여는 당연히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정체할 것으로 보인다. 무지출 챌린지처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당연히 기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늘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IMF 당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집안에 잠자고 있던 금을 모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과 연대의 힘으로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해 내며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러한 위기 속 연대 의식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의 국세통계연보 기부금 총액(인플레이션 반영)을 살펴보면, 2008년과 2020년의 경제위기 시기에 기부금 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개인기부금은 2008년 300억 원 정도(전년 대비 -0.4%), 2020년에는 600억 원 정도(전년 대비-0.7%)만 감소했다. ‘경제가 어려 워서 모금이 잘 안된다’라는 모금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모금 성과가 아주 나쁘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나만 잘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위기에 처한 이들을 지나치지 않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연대의 마음이 기부참여로 이어져 모금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기부액이 많이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기부 참여 경험이 있는 19~59세의 76.9%가 기부 참여의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44.7%)을 꼽았다.

경상북도새마을지도자 1,700여 명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쓸고 간 자리를 찾아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피해 지역의 수해복구, 중식지원, 성품전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일상을 이롭게, 갓생시대의 기부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일상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자 사람들은 한 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산다는 욜로를 표방하던 삶에서 이왕이면 부지런하고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갓생 인생을 택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시로 밀려오는 무기력함과 우울을 삶에서 찾은 작은 의미들로 채워나가며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갓생 트렌드는 기부와 맞물려 챌린지와 모금 캠페인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챌린지 형태의 기부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최근의 챌린지는 이전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모금 기관이 기획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들이 주도성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갓생 트렌드든 기부든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고 나를 성장시키며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긍정의 방향으로 지속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인트에 주목하며 갓생 트렌드와 시너지를 발휘한 기부가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지 않고 흐름을 유지하며 확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우리 모두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기부에도 취향과 재미가 있다

기부에 참여해 본 이들은 어렵지 않게 다양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여전히 가계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는 이유로 기부를 망설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기부자들을 어떻게 참여할 수 있게 하는가도 중요하다. 카카오의 ‘같이 가치’가 전개하는 방식을 보면, 기부 콘텐츠를 보고 응원(♡) 버튼을 클릭하거나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내 이름으로 기부를 대신 해준다.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아닌 데다 단 몇 초면 선한 일에 동참할 수 있다니, 누구나 흥미를 느낄 법 하다. 한 번 참여한 이들은 이 좋은 일을 주변에 공유하며 파급력을 높인다. 이를 통해 기부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관심이 없던 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 흥미로운 기부 방식이 다채롭게 전개된다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기부에 대한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청년층에게는 참여형 기부 방식이 인기가 높다. 내 일상과 기부를 가까이에서 연결할 방법으로, 의미가 담긴 물품을 구매한다거나, 체험이나 운동을 통한 기부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챌린지와 연결되어 더 가치 있는 일상을 만들어 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기부가 취향에 따라 전개된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이슈가 된 K팝 행동주의가 대표적 사례다. K팝이라는 하나의 취향으로 모인 그룹은 정치·사회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BTS의 팬덤인 ‘아미(ARMY)’의 이야기가 자주 소개된다. 지난 2020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운동에서 BTS와 소속사가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기부하자 그들의 팬인 아미가 단 27시간 만에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모금하며 이슈가 됐다.
국내에서는 팬덤 기부가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 덕분에 팬심동체, 행덕챌린지, 착한 덕질, 팬덤 나눔 리더스클럽 등 팬덤 기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났을 정도다.
취향에 따라 모인 것은 맞지만 팬덤 기부처럼 기부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것과 달리 동일한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양상도 늘고 있다. 이 또한 반가운 일이다. 취향을 중심으로 뭉치는 기부자들의 모임이 많아지고 확대될수록 기부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와 다채로운 방식이 늘어날 테니 말이다.

대구 서구새마을회(회장 김동근)는 코로나19로 혈액수급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뉴스를 접한 2020년부터 꾸준히 적십자혈액원을 방문해 단체헌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부를 행한 후 드는 마음, 기부효능감

기부하고 나면 어떤 마음이 들까? 대부분 기쁘다, 뿌듯하다, 자랑스럽다는 것과 같은 나 스스로가 꽤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자기효능감이란 어떤 임무나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이를 기부에 빗대어 보면 기부효능감이란 기부자가 기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부에 대한 능력이라 볼 수 있다. 즉, 내가 한 기부가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다.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를 보고자 한다. 기부자들이 나의 기부가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고 그것이 어떠한 변화를 이뤄냈으며, 얼마만큼의 도움이 되었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부가 공동체와 연대하여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러한 참여가 사회의 변화를 끌어낸다고 생각하면 기부효능감은 개인뿐만 아니라 모금기관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경남 합천군지회(회장 박진식)는 지난 3월 합천 산불 진화에 애쓰시는 소방대원들과 자원봉사자를 위해 중식과 물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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