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

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창간호 2022 March/April

category
지구촌새마을운동

세계에 기적을 전하다

피지, 우간다, 온두라스 시범마을

가난에서 벗어나 잘 살아보자는 뜻에서 시작된 새마을운동.
그렇게 진행된 지역사회개발 운동은 지역 간 경제 불균형을 해소하고, 생활 기반 개선 및 농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뤘다.
현재에 이르러 많은 이들에게 새마을운동은 그저 한 시대를 수식하는 말 중 하나로 기억되곤 하지만, 여전히 새마을운동의 가치는 유효하다.
새마을운동이 이룬 기적 같은 성과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write. 권용민   photo. 새마을운동중앙회

피지, 새마을운동의 기적을 만들다

남태평양의 외딴 섬나라, 피지. 관광지로 익숙한 이곳은 오랜 시간 삶을 일구어 왔던 토착 원주민의 독특한 풍습과 아름다운 경치 덕에 휴양 명소로 인기가 높다. 크게 본섬(Viti Levu)과 북섬(Vanua Leva)으로 불리는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변으로 330여 개의 부속 섬들이 별처럼 흩어져 있다.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만큼 관광이 발달해 있으며, 산림, 광물, 어류 자원도 풍부해 농업이 주요 경제 수입원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며, 최근 들어 꾸준한 수요로 관광업이 크게 확대되면서 그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무공해 천연 자연과 순박한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피지는 현재 정치적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며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이었다. 특히, 관광업의 경제적 의존도가 커지면서 농촌 지역의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이전까지 주산업이었던 농업이 피지 경제에서 비중이 축소되면서 지역 간 소득 격차가 크게 양극화되었고, 낙후된 인프라 시설로 인한 전반적인 생활환경마저도 수준 차이가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새마을운동중앙회가 피지로 향한 건 바로 그 이유였다. 경제난 해결은 물론이거니와 전체적인 생활 및 위생 개선에 앞장서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새마을운동은 농어촌 지역의 빈곤 극복과 복지 향상에 효과적인 정책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기에, 피지 지역 특색에 맞추어 접목한다면 지속적인 정책 확산과 지원에도 분명 도움이 될 터였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2018년 2월 피지 청소년체육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농촌개발을 위한 새마을운동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섰다. 그리고 2018년 7월, 7개의 후보 마을에서 타당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3곳을 선정했다.
우선, 각 마을의 여건을 낱낱이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전체적인 개황과 더불어서 소득원과 주민조직, 주민역량까지 세심히 파악했다. 새마을운동이 다른 국제개발 정책과 차별화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기존 전통적인 국제개발 정책의 경우 빈곤 문제해결을 위해 자원, 기술, 지식 이전에만 주력하여 원조 의존성만 높이는 까닭에 오히려 자력 발전의 동기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새마을운동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에만 그치지 않았다.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이념 아래에 주민이 직접 환경 개선과 소득증대 사업에 참여토록 하여 시민 의식과 더불어 행동에도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진행된 새마을운동은 선정된 마을의 특성을 고려하여 순차적인 진행에 나섰다. 주민총회를 열어 각 마을이 처한 상황과 전반적인 생활환경, 문제점을 논의한 후 이를 바탕으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마을 안길을 포장하거나 교량 난간 보수, 마을회관을 증축하는 등의 전체적인 시설 보강에 주력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제약 속에서도 새마을교육은 빠지지 않았다. 이 모두 익히 새마을운동을 알고 있고, 또 추진할 의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따라 「2021 피지 새마을 워크숍」을 지난 1월 5일 현지에서 개최, 마을별 새마을운동 추진사례를 발표하고 피지 정부 ‘10개년 농촌개발계획(2021-2031)’과 새마을운동의 연계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더불어 김석진 사무총장과 관계자로 구성된 점검단은 지난 2021년 12월 28일부터 1월 7일까지 피지에서 ‘2021 새마을운동 시범사업 결과’를 확인·평가하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진행 경과를 진단했다.

우간다, 시민 의식을 바꿔놓다

새마을운동의 기적은 우간다에서도 이어졌다. 우간다의 상황도 피지와 비슷했다. 우간다의 경우, 2009년 안전행정부의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시작으로 2곳의 마을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우간다 내부에서 개도국 주민의 자립역량 강화와 마을환경개선, 소득증대에 이바지하는 등의 우수사례를 선보이며 새마을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신규사업을 추진, 현재 7곳의 시범마을을 추가로 선정하여 사업 진행에 나섰다. 이밖에도 2021년 기준 약 362개의 자생마을이 한국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의 기본 이념인 근면과 자조, 협동의 가치가 우간다 전역에 동심원처럼 퍼져가는 것이다.
제3차(2021~2025년)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로 선정된 7개 마을은 칼라갈라(Kalagala)마을, 캉구루미라(Kangulumira)마을, 키우구(Kiwugu)마을, 카삼비아(Kasambya)마을, 키왈라시(Kiwalasi)마을, 세타(Seeta)마을, 수나(Soona)마을이다. 특히 이번 추진 사업에서는 마을 환경 및 주택 개량과 식수 확보와 같은 시급한 생활환경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했으며, 경제적 소득증대를 위한 작물 재배와 가축사육 사업도 추가 진행함으로써 마을 발전에 힘쓰고 있다.
시범마을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수였다. 식수원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가축분뇨, 외부 경작지의 비료사용으로 인한 오염원의 유입 등에 취약해 주민들이 수인성 질병에 시달렸다. 더구나 외부로 노출된 식수원은 익사할 우려도 있을뿐더러, 식수 조달 시간·비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었다. 그리하여 안정적인 식수 공급과 수원지 오염 방지를 위한 방안으로 수원지를 시멘트로 포장하여 외부 노출을 막고, 식수 파이프를 연결해 식수 조달 시간을 단축해 안정적인 식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현재까지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우간다에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5개 마을을 시범마을로 선정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생마을이 자체적으로 생겨날 정도로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보건, 교통, 교육, 도로 등 기초 사회 인프라를 담당하는 우간다 현지 부처 역시 지역사회개발 모델로 새마을운동 방식을 선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온두라스, 협력의 토대를 만들다

온두라스에 새마을운동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된 배경은 2015년 한-온두라스 정상회담에서 새마을운동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후, 온두라스 정부는 지역개발식수위생부를 새마을운동 담당 부서로 지정하며 본격적인 새마을운동 추진에 나서게 되었고, 현재까지 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부터 4곳의 시범마을을 운영 중이며, 공통적인 주민숙원사업인 전반적인 시설 개선과 식수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새마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온두라스는 잇따른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 우선 마을회관과 보건소를 설립함으로써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성 높은 의료혜택과 유행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 및 위생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온두라스의 주소득원인 커피를 가공하기 위한 소규모 공장을 건립하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커피를 생산·가공해 판매함으로써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제 새마을운동은 세계적으로 널리 주목받고, 보급되면서 하나의 국가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 찾기 어려워진 새마을마크는 각 현지 국가에선 한류의 상징처럼 인식될 정도다.
이처럼 한 시대의 케케묵은 수식처럼 여겨지던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 공동체 발전에 힘쓰고 그 희망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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