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는 살면서 종종 잘하는 것보다 꾸준함을 이어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이 남을 위한 것이라면 더욱 어려울 법도 한데 경북 상주시협의회는 오랜 세월 이웃과 지구를 위해 날마다 즐겁게 몸과 마음의 나눔을 실천한다.
그들의 성실한 나눔의 중심에 있는 권오식 상주시협의회장을 만났다.
봉사를 꾸준히 하다 보면 정작 이 일을 언제부터 했는지, 얼마큼이나 나눴는지 하는 세상의 잣대마저 거추장스럽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가늠하기 편한 세상의 숫자와는 상관없이 오롯이 나눔을 향한 몰입과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 온 날들.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새마을지도자상주시협의회의 값진 마음이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228개 시·군·구새마을지도자협의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도 전국 종합평가에서 최우수상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 상은 한 해 동안 땀 흘리며 함께 노력한 새마을가족 덕분입니다. 자랑 아닌 자랑이지만, 저희 상주시협의회에서는 매월 1회 산지정화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산을 오르고 내리며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한 번 활동을 할 때마다 몇 백 명씩 참여할 정도예요. 아마 전국에서 손에 꼽힐 겁니다.”
상주시협의회가 벌이는 산지정화활동은 실제로 경북에서 유일하다. 지난 2009년 화합과 단결을 위해 시작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월 1회 진행하고 있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 덕분에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정착되어 지금의 생명운동으로 이어진 것. 여전히 산지정화활동이 있는 날이면 각 군·면에서 서로 더 잘 준비하려고 온 동네가 잔칫날처럼 들썩인다.
생명·평화·공동체운동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상주시협의회지만 그중에서도 생명운동에 진심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두된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지금 나타나는 기후 위기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문제를 넘어 우리 자식과 후손에게 닥칠 문제니까요. 생명운동에 공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죠.”
보통 행사에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일회용 컵에 물이나 음료를 따라 마시고,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음식을 먹으며 물티슈로 손을 닦곤 하지만, 상주시협의회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는 이런 풍경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저희가 진행하는 행사에 참석한 시장님이나 시의원님, 그리고 참석자분들 역시 여느 행사처럼 물도 마시고 커피도 마셔요. 컵이 다를 뿐이죠. 생명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일회용 컵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스테인리스로 된 컵이나 그릇을 사용하고 있어요. 핸드 타월이나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제작해 나눠주기도 하고요.”
번거롭고 수고로운 일들을 기꺼이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다른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일회용 컵 대신 스테인리스로 된 음료를 내어주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보자’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자신들의 수고로움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환경문제와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알릴 수 있다면, 분명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하던 지난해에는 ‘물은 생명, 낙동강을 살리자’라는 문구를 새긴 기념비도 만들어 ‘낙동강 700리 생명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또 흙 살리기의 일환으로 농약 빈병을 수거하기도 했는데, 빈병을 모아 판매한 1,300여만 원은 시 예산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상주시의 인구는 10만 명으로 타 시·도에 비해 적은 편인데, 그에 비해 ‘리’나 ‘통’이 많다. 이는 바꿔 말하면 다른 시나 도 보다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양의 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1990년대부터 이어오던 상주시협의회의 헌 옷과 고철 모으기 운동은 한번 시작하면 3~4일씩 진행된다. 이렇게 모은 옷은 수백 톤, 고철은 수천 톤에 달할 정도다. 모으는 것도 일인데 분리하는 것은 몇 배의 시간과 공이 더 들어간다. 괜찮은 헌옷을 골라내고 고철을 분리하여 판매까지 하는 것이 그들의 몫인데, 새마을지도자는 물론이고 부녀회까지 총동원된다.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은 마을 기금이나 이웃돕기, 김장 행사 등으로 쓰인다. 쓰레기를 수거해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고 그로 얻은 수익을 다시 읍·면·동에 환원하는 것이다.
“농촌 고령화로 힘쓸 사람이 없다시피 해요. 나이가 드셔서 더는 사용하지 않는 우사나 고장 난 폐농기구들이 마을 곳곳에 많아요. 그런데 어떻게 정리할 수도 없고 고물상에 보내려 해도 인건비와 운반비가 더 드니까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때 저희가 우르르 몰려가 정리는 물론 청소까지 다 해드리니까 어르신들이 이제 새마을지도자가 없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세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희의 봉사가 단순히 일손 돕기를 넘어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의미를 알리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해요.”
권오식 회장을 비롯해 상주시협의회의 모든 이들은 새마을운동이 무엇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을 살기 좋게 만드는 일이 나를 비롯한 모두를 위한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더 재미있고 더 많은 새마을운동을 펼칠 수 있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앞으로도 상주만의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새마을운동과 생명운동, 공동체운동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하는 권오식 회장. 그와 상주시협의회가 앞으로 보여줄 새마을운동과 그들의 즐거운 마음, 빛나는 화합이 만들어낼 상주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안녕하세요. 상주시새마을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희입니다. 1983년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 시군구 조직이 생겼는데, 저희도 그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새마을지도자협의회를 비롯해 새마을문고, 새마을회를 포함해 약 1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상주시새마을회의 자랑은 화합입니다. 토착민과 이주민들, 남녀노소, 경제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예부터 힘써왔습니다. 그 결과 경북 내에서 최우수새마을회로 4번이나 선정되기도 했고요. 올해는 지금껏 이어온 봉사활동과 생명활동, 지구 살리기와 함께 조손가정 돕기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빛나는 상을 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고, ‘함께’의 의미를 살려 모두에게 모범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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