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새마을, 함께
선진국 된 한국,
핵심은 새마을운동
칸 앞잘 영남대학교
국제개발새마을학과 교수
영남대학교 국제개발새마을학과는 새마을운동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교육기관이다.
한국 현대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최초의 인도인 교수인 칸 앞잘 교수는 2023년부터 영남대학교에서 새마을학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 3월 5일, 국제개발새마을학과 연구실에서 한국생활 18년 차를 맞이한 칸 앞잘 교수를 만났다.
글. 최해진 사진. 전경민
안녕하세요, 〈새벽종〉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인도에서 언어문학문화학부(네루대)를 졸업한 후 한국에서 국어국문학(경북대)을 전공하셨는데요, 인도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영남대학교 국제개발새마을학과의 칸 앞잘입니다. 제 학문적 여정은 2005년에 인도 네루대학교 언어문화문학부 한국학과에 입학함에 따라 시작됐어요. 당시 인도에서는 주로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대기업이 활약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삼성, LG, 현대와 같은 한국 대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산업의 중심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큰 놀라움을 느꼈고,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문학, 언어를 폭넓게 배우기로 결심했죠. 그러던 중 2008년 한국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경북대학교에서 국문학 석사 및 박사과정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새마을운동에도 관심을 두셨어요. 지난 2023년 영남대학교 국제개발새마을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셨는데요, 새마을운동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저는 석사 과정에서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의 작품을 주제로, 박사 과정에서는 소설가 최인훈의 작품을 다룬 주제로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한국 현대문학을 공부하면서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1970년대 한국의 농촌개발운동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때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처음 접했죠. 그러다가 2020년 외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농업 교육 프로그램에서 통·번역을 담당하게 됐어요. 한국 농촌 개발과 관련된 방대한 강의 자료를 번역하면서 강의마다 새마을운동이 언급되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마침 영남대학교 최외출 총장님을 뵐 기회가 생겼는데, “다른 사람이 해주기보다는 스스로 해야한다”며 새마을학을 공부해 보라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 제안에 따라 영남대학교에서 새마을운동에 대해 더 깊이 공부했고, 그와 동시에 학생들도 가르치게 됐습니다.
현재는 국제개발영어, 지구촌사회와문화, 국제문화커뮤니케이션, 국제기구와국제회의 등 다양한 과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매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농촌 개발에 힘쓰고, 인도 공무원들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데요, 인도에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과 인도는 역사적으로 닮은 점이 많이 있습니다. 두 나라는 모두 제국의 식민지였고, 같은 날인 8월 15일에 해방을 맞이했죠. 그러나 그 후, 한국은 빠르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반면, 인도는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차이는 많은 요인에서 비롯되지만, 특히 농촌 개발과 관련된 정책과 실행의 차이가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는 1960년대에 한국보다 먼저녹색운동, 즉 농촌개발운동을 시작했지만, 그 운동은 실패로 돌아갔어요. 그 이유는 인도에서의 농촌개발은 체계적이고 정밀한 계획 없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새마을운동은 박정희 대통령이직접 계획하고 주도해 철저한 단계별 실행을 바탕으로 진행됐습니다.
또한 새마을운동의 핵심은 농촌의 생산 기반을 먼저 조성하고, 그 후에 소득 증대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어요. 각 마을에 유통단지를 구축하고, 곡식을 도시로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유통구조가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인도는 생산증대까진 이루었으나, 소득 증대를 위한 계획과 올바른 유통 체계가 부족했습니다.
그 결과 농산물이 창고에 쌓여 쥐들의 먹이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죠. 새마을운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철저하게 체계화된 사업이었기 때문에, 인도에 매우 필요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유일하게 선진국 대열에 오른 나라입니다. 그 배경에는 새마을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했죠. 이는 한국이 단순히 산업화를 통해서 이룬 것이 아니라, 농촌을 중심으로 국가 전체의 경제적 기반을 재구성한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새마을운동은 단순히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이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중요한 이정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새마을운동은 보편적인 경제학적 모델로서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요. 이는 경제적 성장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방안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USAID, 중국의 일대일로와 같은 국제개발 프로그램처럼, 한국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제적으로 더 높은 차원의 영향력을 펼쳐야 합니다. 새마을운동이 가진 보편성과 실용성은 개발도상국들, 특히 농촌개발에 필요한 국가에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새마을운동에 관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현재 저는 간디의 농촌개발 사상과 새마을운동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어요. 간디는 “세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먼저 변화해야한다”는 ‘자치’의 정신을 강조했는데, 이는 새마을운동의 핵심 정신 중 하나인 ‘자조’와 매우 유사해요. 또한, 간디는 부지런히 일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근면’ 정신과 연결됩니다.
더 나아가, 간디가 영국의 식민 착취에 대응하여 전 국민과 함께 펼친 ‘비협력 운동’ 역시 새마을운동의 ‘협동’ 정신과 유사한 측면이 있고요. 이러한 공통점을 바탕으로 저는 간디의 사상과 새마을운동을 비교·분석하여 한국의 강점과 인도의 약점을 파악하고자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인도의 농촌개발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