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친환경 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슈이며 이와 관련한 운동이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탄소중립’, ‘탄소발자국 줄이기’ 등 수없이 듣고 또 외쳤지만 정작 무엇부터 해야 할지 또 어떤 것을 실천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던 이들을 위해 이번 호에서는 탄소발자국과 우리 삶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소개한다.
탄소발자국은 개인이나 기업, 국가 등이 활동하거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2006년 영국의회 과학기술처(POST)에서 최초로 제안됐다. 작게는 개인이 일상에서 불을 켜고 끄는 행위부터 크게는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이나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활동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보기 쉽게 탄소발자국으로 표시하는 것에서 유래됐다. 탄소발자국의 표시는 무게 단위인 kg 또는 실제 광합성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나무의 수로 환산하여 표시한다. 국내에서도 2009년부터 제품의 제작과정부터 유통 과정에 걸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품에 표기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친환경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불필요한 포장을 자제하거나 제품 포장지에 사용되는 잉크양을 줄인다거나 무라벨 제품 출시 등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불을 켠 후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시며 잠을 깬다. 출근 전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간단하게 빵을 데워 먹고 씻는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며 분주한 출근 준비를 마치고, 자가용을 이용해 회사로 출근한다.
탄소발자국은 이처럼 사람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다. 연료, 물건, 식품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이 모든 것을 사용하는 중이나 버려질 때까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발생한 탄소를 무게 단위인 kg로 표기하여 이를 상쇄하기 위해 우리가 심어야 하는 나무 그루 수로 표기한 것이 바로 탄소발자국이다. 자신이 하루 동안 발생시키는 탄소량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면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제공하는 ‘탄소발자국 계산기’ 사이트를 방문해보자. 출퇴근할 때 자가용을 이용해 왕복 30km를 이동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여겼지만, 이렇게 이동하는 사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3.9kg에 달하며, 이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소나무 0.9 그루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체감될 것이다. 특히 내가 생활속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전기, 가스, 수도, 교통의 카테고리로 나눠 쉽게 알 수 있으며, 온실가스 줄이기를 위해 우리 집 탄소 가계부 프로그램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
생산 과정에서부터 수송, 유통, 소비까지의 과정을 감안할 때 우리가 생수 1병을 마실 때 10.6g, 아메리카노 한 잔은 21g, 카페라테는 340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게다가 먹다 남긴 음식물이 분해될 때 이산화탄소보다 더 무서운 메탄을 방출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방출량은 훨씬 적지만,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보다 34배 높다. 메탄이 지구 온도를 훨씬 더 많이 올리는 데다 열을 가둬두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음식이나 음료를 구입하는 것, 먹는 것, 먹고 버려지는 것 등 모든 것에서 어마어마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하지만,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일은 생각만큼 복잡하진 않다. 마트에서 혹은 인터넷으로 장을 보기 전 냉장고를 구석구석 살펴서 필요한 식자재만 구입하고, 배달 후 남은 음식을 활용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소비하거나 식당에서는 먹을 만큼만 주문하고 남은 음식을 포장해 오는 것 모두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일이 된다. 또 하루에 몇 잔씩 습관처럼 사 마시던 음료를 줄이는 것 역시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페루에서 온 아보카도나 노르웨이에서 온 고등어 등 우리 식탁은 국경을 넘나든 지 오래다. 딸기를 봄이 아닌 겨울부터 즐길 수 있으며 심지어 사시사철 수박을 맛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국경과 계절을 넘나드는 식재료를 구할 수 있고 또 그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자유로이 즐겼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문제에 대해 인식해야 할 지금이다.
페루 아보카도나 노르웨이 고등어가 환경과 무슨 상관이냐 싶겠지만 이는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와 연관 있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이 생산되고 식탁에 오를 때까지의 이동 거리를 뜻한다. 이 개념에는 식품 수송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식품의 이동 거리가 멀고, 무게가 무거울수록 배출량은 증가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살고 있는 지역 곳곳에서나 혹은 마트에서 ‘로컬 푸드(Local Food)’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로컬 푸드는 중간 유통 단계나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는 농산물을 뜻하며 보통 반경 50km 내에서생산된 것들이다. 예전에는 유통 과정이 짧아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엔 로컬 푸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장거리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중요한 실천 수단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필요한 포장을 줄일 수 있고, 운반과정에서 부패하거나 파손돼 이를 처리하기 위한 환경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신선한 식품’이라는 가치 외에 탄소중립이라는 유의미한 가치가 큰 로컬 푸드, 기왕이면 지구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비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난감이나 아이들이 쓰다 만 크레파스 등은 쉽게 구입하는 동시에 쉽게 버려지는 물건이기도 하다. 힘 조절이 미숙해 툭툭 부러진 크레파스나 색연필은 재사용이 어려울뿐더러 이리저리 굴리며 놀던 장난감은 어딘가 고장 나도 AS 자체가 불편한 것이 현실이다.
환경을 위한다며 구입한 에코백이나 텀블러도 마찬가지다. 에코백 하나를 만들기 위해 발생한 환경오염을 상쇄하려면 에코백을 무려 7,100번 써야 하지만 유행에 따라 혹은 오염에 따라 사용횟수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버려지기 때문이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선 구입한 물건을 최대한 아껴 쓰고 끝까지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잘 버려야 한다.
비영리 민간단체 옮김은 ‘누군가에겐 버림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옮김’이라는 생각으로 주변에서 쉽게 버려지는 자원을 새롭게 재탄생시키고, 필요한 곳으로 옮겨 자원의 선순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하루 평균 호텔에서 한두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약 32,000여 개의 비누, 아이들이 크면서 방치되는 크레파스, 회사 등에서 버려지는 이면지 등에 주목한다. 이들은 비누, 크레파스, 이면지 등을 재가공하여 새 비누와 새 크레파스, 그리고 공책으로 재탄생시켜 개인이나 단체, 국가와 지역에 상관없이 필요한 이들에게 물품을 나누고 있다.
코끼리 공장은 장난감을 수리하고 나누는 장난감 전문 자원 순환 사회적 기업이다. 쉽게 버려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난감을 수리하는 ‘장난감수리단’으로 출발한 이곳은 소비 사이클이 짧은 장난감을 순환시킴으로써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의 재탄생을 통해 소외계층 아동에게 장난감을 선물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집에서 더 이상 놀지 않는 장난감을 코끼리 공장의 새로운 장난감과 교환할 수도 있고 고장 난 장난감을 기부하면 소재별로 분해하여 정크아트로 제작하거나 새로운 물건 또는 장난감으로 재탄생된다. 집에 방치된 장난감을 모아보고 기부를 통해 아이들과 자원 순환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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