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

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2023 01·02 제6호

category
울림

2023
새마을운동 대담

새마을운동은 지난 53년간 가난과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리는데 함께 했으며, 사회 곳곳에 희망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왔다.
2023 새해를 맞아 새마을운동중앙회는 국민에게 공감과 지지를 받는 새마을운동을 만들어가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함께 새마을운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점검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write. 왕보영   photo. 이민희

2023 새마을운동 추진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세정   새로운 비전인 ‘다시 새마을운동, 세계와 함께’에 공감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5천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만 넘어도 물질적인 만족에서 오는 행복감은 충족됩니다. 과거 ‘양적, 물질적 잘 살기’가 목표였다면 지금은 ‘삶의 질 차원에서 잘 살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고독사나 자살(극단적인 선택) 등은 행복의 요건중에 물질적문제도 있겠지만, 질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사회 문제입니다. 새마을의 기본정신인 근면, 자조, 협동의 소중한 의미가 많이 퇴색했습니다. 다시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살리고 이 운동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야 할 때입니다.

김 선   현재 새마을운동은 ‘과거 계승’과 ‘세계적 도약’이라는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한 것 같습니다. 과거를 계승한다는 것은 전통은 살리고 어떻게 새로운 세대와 소통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세계로의 도약은 우리가 경험한 특별한 새마을운동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고민입니다. 이 특별함과 보편성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도전인 것 같습니다.

한도현   전 세계적으로 공동체 문화 조성이 화두입니다. 새마을운동 역시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 문화 조성을 핵심과제로 내세운 부분이 반갑습니다.
새마을운동은 전국 읍면동 단위까지 조직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창업이나 취업 등 대부분의 지원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습니다. 새마을운동의 인프라와 과거 경제성장을 이룬 혁신적인 발상 등을 활용하여 지방에서도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많은 사회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진선   새마을운동은 전 국민이 근면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협동해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사회로 가는 과도기에 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새마을운동의 시대정신인 나눔, 배려, 연대가 사랑의 열매와도 일치해 반갑습니다. 요즘 사회는 국가나 단체가 나서서 시민을 이끌어가기보다 뒤에서 적극 지원하며 연대하는 것이 운동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새마을운동의 핵심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과 조언을 주신다면요?

장세정   과거 우리는 물질적 성장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사회적인 문제도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와 농촌 격차 문제, 지방 소멸 문제 등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특히 귀농, 귀촌하는 청년들과 농촌에 있는 주민을 연결하면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것입니다. 도시에서는 구도심 지역에서 이웃이 소외되는 문제가 많습니다. 농촌과 도시, 구도심과 도심문제 등 지역균형을 위해 노력 해주면 좋겠습니다.

노진선   ‘새마을 사회안전망으로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소외된 이웃의 문제가 화두가 됐습니다. 사회 곳곳에 촘촘하게 연결된 새마을운동 조직을 통해 사회문제의 해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이웃 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 동네의 문제를 면밀히 살펴보고 주변 단체들과 연대하여 참여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 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내세운 ‘환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환경이라는 것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면 성공 확률이 낮고, 지역사회에만 그치면 정책 영향력이 적어 파급력이 약합니다. 생명존중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지향하는 새마을운동이 환경을 위한 운동을 함께 해나간다면 다음 세대에도 어필할 수 있는 운동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도현   저는 농촌을 연구하면 도시는 따라온다고 종종 말합니다. 마을 단위까지 뿌리내린 조직이 새마을단체의 강점입니다. 중앙, 지방 등의 다양한 단체와 협력해 도시-농촌 간 교류에 적극 나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서울로만 집중된 국내 청년들의 시야와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방의 청년들을 적극 참여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새마을시범사업 국가와 지방의 청년들의 교류를 넓혀 다양한 경험과 자신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적극 나서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살기 좋은 마을은 사회 안전망과도 연결됩니다.
새마을운동이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공감을 얻으며 사회 안전망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노진선   지역의 사회 안전망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한 방법을 찾거나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주민들과의 밀착형 소통이 필요합니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 전문적으로 봉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 3자의 입장에서 이 지역의 문제점이나 해결 방법 등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지역과 기관에서 잘하는 점은 서로 본받고 소통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 선   한국사회는 학교, 학군을 중심으로 사회나 상권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교육이 중심이 되는 사회다 보니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고민하고 관심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와 학생들과 함께하는 운동이 확산이나 영향력을 고려해서 관련된 사업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젊은 새마을운동을 만들기 MZ세대 참여 방안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한도현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캠프라든지 그들의 시각으로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콘텐츠를 생각해 유튜브나 SNS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좋겠습니다.

김 선   홍보 관련해서는 가끔 언론이나 TV에 나오는 새마을운동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쪽이 강합니다. 향수마케팅 보다는 새마을운동과 결이 맞는 인플루언서나 셀럽분들과 함께 새로운 새마을운동에 대해 어필하고, 그들이 충분히 새마을운동에 대한 호감과 이해도가 상승했을 때 새마을운동의 역사에 대해 알려줘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장세정   홍보 차원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방송 프로그램이든, 토크쇼든, 영화든 보고 나니 ‘아 이런 것이 새마을운동, 새마을정신, 새마을지도자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방법도 좋겠습니다.

노진선   미래세대를 여는 청소년 봉사단이나 대학생 봉사단 같은 부분을 검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마을운동 취지에 맞는 젊은 셀럽을 홍보대사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구촌 새마을운동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김 선   지역사회 공동체성이라는 것은 도시보다 농촌이 앞서 있고 농촌 지역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대체로 공동체성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새마을운동이 세계화운동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도전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성공한 새마을운동만의 공동체성도 있겠지만 이미 그 나라에 맞는 좋은 공동체문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새마을 운동을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 간 공동체 문화를 연대했을 때 더 큰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세정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세계가 환호하는 매력 국가 반열에 들어섰습니다. 새마을운동 역시 이러한 흐름을 탄다면 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한국문화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유럽 등 선진국에도 많습니다. 그들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에 줄을 선다고 합니다. 한국학,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 서 한국이 지금처럼 발전하는데 기여한 새마을운동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낼 수 도 있겠죠.

추가로 해주실 말이 있다면요?

한도현   새마을운동에 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대화 창구를 다양화하면 좋겠습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물론 계층과 단체들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간담회가 상시화 됐으면 합니다.

장세정   시간이 흐를수록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나 정치적 논쟁은 잦아들고 새마을운동 자체의 기여와 가치에 대한 본질적인 평가를 받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과거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나가다 보면 지금 보다는 더욱 친근한 운동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 선   ‘인지도 조사’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현재를 체크하고 이어나갈 것과 변화할 것을 점검해보는 것을 제안 드립니다. 매년 표본을 잡아서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을 이어 나간다면 평가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새마을운동을 만들어 나가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노진선   정기적으로 우수 사례를 발표하거나 서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자리가 자주 마련될수록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모임이 활성화되면 모범 사례가 더 많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

국제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2000년부터 일하고 있으며, 현재 국제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3년 행정안전부 새마을운동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노진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장

‘사랑의열매’로 익숙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나눔문화 기반구축, 기부환경 및 제도분석, 지역사회복지의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

중앙일보 공채기자로 입사해 사회·문화·국제부 기자, 베이징 특파원, 국제부·정치부(외교안보팀장) 사회부·중앙선데이 차장을 거쳐 현재 논설위원(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도현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500년 공동체를 움직이니 유교의 힘], [에포컬 모멘텀], [이주노동자들의 권익과 시민공동체] 등이 있다.

대담참석자 :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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