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새마을하다

글. 장희주
사진. 손호남



푸른 내일을 키우는
새마을의 초록빛 배움

부산광역시새마을회 ‘찾아가는 청소년 환경 체험 교실’


부산광역시새마을회는 아이들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환경 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새마을동아리 멘토들이 교실을 찾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끄는 수업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환경 보호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교실에서 움튼 작은 습관이 부산의 푸른 내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한 환경 교실을 찾아가 봤다.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학새마을동아리 멘토





초롱초롱한 눈빛이 머문 환경 체험 교실

부산 동일중앙초등학교의 한 교실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들뜬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부산광역시새마을회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청소년 환경 체험 교실’이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교단 앞에는 딱딱한 전문 강사 대신 신라대학교 새마을동아리 전윤호 회장이 주강사로, 최서영 부회장이 보조강사로 나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전윤호 회장이 환한 미소로 “오늘은 바다 이야기를 해볼까요?” 라고 첫인사를 건네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아이들도 하나둘 시선을 앞으로 모았다. 어느새 교실은 바다를 향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이날 환경 체험 교실은 이론과 체험을 결합한 2교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먼저 1교시에는 부산이 바다를 품은 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우리가 지켜야 할 푸른 바다’를 주제로 환경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참여형 방식으로 이어졌다.
“바다는 왜 중요할까요?” 첫 질문이 던져지자 교실 곳곳에서는 손을 번쩍 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끊이지 않았다. “산소가 없어져요!”, “생선을 못 먹어요!”, “비가 안 와요!” 저마다의 생각이 쏟아질 때마다 전윤호 회장은 아이들의 답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아 바다가 우리 삶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설명했다. 바닷속 플랑크톤이 산소를 만들고 바다가 구름과 비를 만들어 지구의 기후를 유지한다는 이야기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바다의 소중함을 배웠다면 이제는 바다를 아프게 하는 원인을 살펴볼 차례였다. “바다를 아프게 하는 범인은 누구일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화면에는 쓰레기로 뒤덮인 해변과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의 모습이 나타났다. 조금 전까지 웃음이 가득하던 교실은 금세 진지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플라스틱이요!”, “생활하수요!” 전윤호 회장은 플라스틱과 생활 쓰레기, 생활하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생물을 위협하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의 식탁과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영상과 함께 설명했다.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면 속 장면을 유심히 바라봤다.
수업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올바른 분리배출하기, 쓰레기 무단 투기하지 않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 방법이 소개됐고, 아이들도 바다를 위해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약속을 하나씩 이야기했다.
배운 내용을 놀이로 되새기는 시간도 마련됐다. 아이들은 4~5명씩 모둠을 이뤄 환경 보드게임 ‘우리 바다를 지켜주세요’를 진행했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에 해당하는 젠가 블록을 뽑고, 블록에 적힌 ‘생활 쓰레기를 분리배출해요’,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요’ 같은 환경 실천 문구를 함께 읽는 방식이었다. 블록이 쓰러질까 조마조마한 웃음이 교실을 채우는 사이,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들은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하나씩 쌓여갔다.

보드게임으로 배우는 환경교육





바다의 쓰레기가 새로운 가치를 입다

2교시는 버려진 쓰레기가 새로운 가치를 품은 생활 소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해안가에서 수거한 ‘씨글라스(Sea Glass)’를 활용해 냄비받침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활동에 참여했다. 씨글라스는 바다에 버려진 유리병이나 식기 조각이 파도와 모래에 오랜 시간 씻기며 조약돌처럼 둥글고 매끄럽게 마모된 유리 조각이다. 얼핏 보면 알록달록한 보석 같지만, 사실은 바다를 떠돌던 유리 쓰레기다. 버려진 쓰레기가 새로운 쓰임을 얻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원 순환의 의미를 배워갔다.
색도 모양도 제각각인 씨글라스를 하나씩 고르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이내 만들기에 집중했고, 교실은 어느새 조용한 몰입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냄비받침 틀 위에 씨글라스를 하나씩 올려보며 색의 조화를 맞추고 가장 마음에 드는 구성을 찾는 손끝에는 저마다의 개성이 가득 담겼다. 디자인을 완성한 뒤에는 틀에 홈멘트를 붓고, 미리 구상한 자리에 씨글라스를 하나씩 올려 자신만의 냄비받침을 완성했다. 바다를 떠돌던 유리 조각은 아이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지닌 생활 소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아이들의 결과물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담임교사는 “아이들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는 막연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수업은 대학생 멘토들의 친근한 설명과 씨글라스를 활용한 만들기 체험을 통해 환경 보호가 거창한 일이 아니라 내 손끝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배운 작은 실천이 아이들의 일상이 되고, 그 마음이 오래도록 이어져 바다를 지키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새마을이 그리는 부산의 푸른 내일

부산시새마을회의 ‘찾아가는 청소년 환경 체험 교실’은 총 3회차에 걸쳐 아이들이 환경을 반복해서 배우고 직접 실천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한 번의 체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생활 속 작은 습관으로 이어가는 데 의미를 둔다. 계절과 교육 주제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을 달리하고 저학년은 체험 중심으로, 고학년은 토론과 프로젝트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환경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조금 특별한 이유는 교단 앞에 대학새마을동아리 회원들이 선생님으로 선다는 점이다. 부산시새마을회는 매년 초 대학새마을동아리 회원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과 강의법을 교육하고, 이를 마친 청년들을 환경 강사로 양성한다. 청년 멘토가 교실을 찾으면 아이들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질문을 던지고, 웃으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지구온난화와 자원순환, 탄소중립처럼 조금은 낯설 수 있는 환경 이야기도 어느새 아이들의 일상 가까이 스며든다.
이러한 교육은 이제 더 많은 아이들에게 닿기 위한 새로운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시새마을회는 앞으로 부산의 바다와 낙동강 등 지역의 환경 이야기를 수업 속에 더욱 깊이 담아내고, 스마트기기와 메타버스를 활용한 체험 콘텐츠를 더해 아이들이 기후변화와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보다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 많은 아이들이 훗날 푸른 부산을 함께 만들어갈 주인공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다.
환경 체험 교실은 바다를 왜 지켜야 하는지 함께 묻고, 버려진 유리 조각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며 환경을 ‘내 일’로 느껴보는 시간이다. 오늘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이 집으로, 학교로, 그리고 부산의 바다로 천천히 이어지길 바라며 부산시새마을회는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푸른 내일을 향한 걸음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