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새마을 ①
글. 장희주
사진. 전경민

‘찰칵’ 한 장에 사랑을,
‘찰칵’ 두 장에 추억을
직장·공장 충남 청양군협의회
충남 청양의 한 작은 학교 운동장에 하루 동안 특별한 사진관이 문을 열었다. 지역의 초등학생 가족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직장·공장 충남 청양군협의회가 마련한 자리였다. 회원들은 저마다의 재능과 손길을 더해 학교 곳곳을 가족의 시간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청양군지회와 청양군청년 새마을연대도 함께 힘을 보탰다. 카메라 앞에 선 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웃음으로 하루를 채워갔고, 셔터를 누를 때마다 그 순간들은 사진 속에 오래도록 바래지지 않을 따뜻한 기억으로 기록됐다.
따뜻한 손길로 담아낸 우리 가족 인생샷
푸른 햇살이 내리쬐는 6월의 어느 날, 청양 목면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직장·공장 충남 청양군협의회(이하 직장협의회) 회원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역 주민들에게 특별한 가족사진을 선물하기 위한 정성 어린 마음과 손길이 하나둘 모여든 것이다. 촬영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직장협의회 회원들은 간식과 음료를 정성껏 준비하고, 행사장 곳곳을
정돈하며 가족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조명을 점검하고 촬영 동선을 살피는 움직임도 분주했다.
사진관이 문을 열 시간이 가까워지자 평소보다 조금 더 멋지게 차려입은 가족들이 하나둘 학교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들뜬 얼굴로 운동장을 신나게 뛰어다녔고, 부모들은 연신 아이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옷깃을 매만지며 촬영을 준비했다. 그렇게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가족들이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설 순간을 기다렸다.
촬영이 시작되자 짙은 녹음이 내려앉은 학교 교정은 금세 온기 가득한 야외 스튜디오로 변했다. 운동장 벤치에 나란히 앉아 어깨를 기대기도 하고, 개구쟁이 아이들과 함께 철봉에 매달리거나 운동장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순간들을 담아냈다. 도서관 안에서는 또 다른 분위기의 촬영이 이어졌다.
켜켜이 쌓인 책장을 배경으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편안한 의자에 기대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가족만의 다정한 시간을 채워갔다.
회원들은 가족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촬영 내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서로 마주 보면서 활짝 웃어볼까요?”, “김치 하면서 웃어보세요.” 하는 회원들의 정겨운 한마디가 이어질수록 가족들의 긴장은 자연스럽게 풀렸고, 어느새 현장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한 장의 가족사진 뒤에 모인 ‘새마을의 마음’
이날 진행된 ‘가족사진 찍어주기 사업’은 직장협의회가 20여 년간 묵묵히 이어오고 있는 대표 사업 중 하나다. 사업 초기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장수사진 촬영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가족이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을 남기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현재는 농촌 지역 초등학생 가족을 대상으로 사진촬영부터 액자와 앨범 제작까지 지원하며,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고 특별한 하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대상을 농촌 지역 초등학생 가족으로 정한 데에는 청양의 지역적 특성과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초등학생 시기는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이 가장 많이 쌓이는 시기이지만, 농촌 지역은 계절마다 이어지는 농사일과 여러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남기는 일이 쉽지 않다. 이에 직장협의회는 학교와 협력해 참여 가족을 모집하고 있으며, 참여를 희망하는 가족이 있다면 인근 지역까지
기꺼이 문을 열어두고 있다.
가족들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일 뒤에는 회원들의 재능과 정성이 함께하고 있다. 사진 촬영 경험이 있는 회원들은 자신이 보유한 장비와 조명을 아낌없이 현장으로 가져왔고, 또 다른 회원들은 직접 운영하는 가게에서 떡볶이와 음료, 간식 등을 준비해 이웃들을 맞이했다. 완성된 사진을 담아낼 액자와 앨범 제작 역시 회원들이 비용과 자원을 기꺼이 보태며 각자의 일과
재능을 자연스럽게 나눔으로 연결하고 있다. 여기에 청양군 청년새마을연대의 참여는 현장에 또 다른 활력을 더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회원들은 촬영 보조와 현장지원을 맡아 가족들이 더욱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순간을 남길 수 있도록 곳곳에서 손을 보탰다. 직장협의회의 오랜 경험과 청년들의 생동감 있는 에너지가 어우러진 이번 활동은 청양군새마을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세대를 잇고
지역을 연결하는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새마을로 잇는 ‘함께 살아가는 마음’
회원들의 재능과 자원을 지역과 연결하는 방식은 비단 사진 촬영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들의 손길은 예상치 못한 위기의 순간에도 가장 먼저 지역 곳곳을 향한다. 지난해 청양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산사태 위험과 침수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직장협의회 회원들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중장비를 보유한 회원들은 직접 굴착기를 투입해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고, 다른 회원들 역시 현장을 함께 정리하며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처럼 직장협의회는 평소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다가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 자신이 가진 기술과 경험을 지역을 위해 아낌없이 나눈다. 이천용 직장협의회장은 이러한 활동을 이어오게 하는 원동력은 결국 ‘함께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역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회원들이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함께 움직이고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게 진짜 새마을이고 봉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지금까지도 새마을 활동을 기쁘게 이어오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 마음은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사진 촬영 현장에 청양군청년새마을연대 회원들이 함께한 것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청양은 인구 감소로 청년층이 많지 않은 지역이지만, 직장협의회는 청년들이 지역 활동과 봉사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기반을 만들어왔다.
실제로 회원들의 자녀가 청년연대 활동에 함께하며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봐 온 신인석 청양군지회 회장은 “지금 함께하는 청년 회원들이 언젠가는 또 다음 세대와 지역을 연결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흐뭇한 바람을 전했다. 그 바람을 잇듯 이날 함께한 신민주 청양군청년새마을연대 회원은 “청양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고향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어요. 새마을 활동을 통해 서로 돕고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느끼게 됐고, 앞으로도 청년 회원으로서 모두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동네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선배들의 묵직한 노하우와 청년들의 싱그러운 열정이 더해진 직장협의회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저마다의 시간과 재능을 아낌없이 보태며, 서로를 보듬고 마을을 연결하는 일. 그렇게 직장협의회는 오늘도 새마을운동이 지켜온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삶의 현장 곳곳에 새기고 있다.
충남 청양군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