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 즉 개인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뜻하는 말이다.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가 생각하는 워라밸의 정의는 조금 다르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타인의 삶까지 윤택하게 하는 것.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워라밸이다. 더불어 인류와 환경의 균형도 생각한다.
우리 이웃의 행복지수는 높이고, 환경 부담은 낮추는 직장·공장새마을운동인천시협의회 사람들을 만나봤다.
인천은 섬의 도시다. 인천에는 168개의 섬이 있고, 이 중 40개 섬에 사람이 산다. 섬은 인천을 더욱 매력 있고,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다. 그러나 동시에 섬사람들에게는 ‘고립’이라는 현실적인 핸디캡이 존재한다. 오래전 강화대교, 영흥대교가 놓이고, 2013년 석모도, 2014년 교동도가 강화도와 교량으로 연결되었지만, 여전히 배를 이용해야만 입도할 수 있는 섬이 더 많다.
또 섬은 육지보다 고령화가 더욱더 빠르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섬 지역인 인천 옹진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약 27%. 네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가 그간 인천의 여러 섬을 오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마을운동 정신을 기반으로 섬에 사는 우리 이웃의 삶의 질을 높이자’ 이러한 미션을 마음에 품고,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 회원들은 2003년 4월, 처음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김영곤 회장도 20년 전 장봉도를 찾았던 때를 기억한다.
“인천에 살면서 섬사람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지금은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섬이 많지만, 20년 전에는 교통편이 더욱더 열악했습니다. 상황이 그러하다 보니 섬 어르신들은 병원에 가거나 머리를 자르는 등 기본적인 일조차 해결하기 어려우셨고요. 이에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가 ‘우리가 가진 재능을 모아보자’ 하고 의기투합했고, 해양경찰의 협조를 받아 행정선을 타고 처음 섬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들의 손을 잡고 ‘와줘서 고맙다’, ‘또 와 달라’ 하시던 어르신들의 얼굴이 여전히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수혜자가 대부분 육지에 나가기 힘든 어르신들이다 보니, 회원들은 활동에 앞서 항상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거나 유희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내가 섬을 떠난 후에도 어르신에게 계속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렇게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는 그간 병원과 연계해 섬 주민들에게 양·한방 진료를 제공하고, 각 가정을 찾아 전기가 잘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시력 검사 후 어르신에게 꼭 맞는 돋보기안경을 제공해왔다. 이·미용, 자동차 정비, 농기구 수리, 영정 사진 촬영 등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20년간 만난 주민 수만 3천 명이 넘는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활동 대부분이 소속 회원 및 회원사가 직접 보유한 기술을 제공하는 재능기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데도 오랫동안 봉사하다 보니 전문가 부럽지 않게 실력이 쌓인 회원도 많다. 코로나19 이후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부득이 중단된 활동도 있지만, 회원들은 언제든 자신의 재능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회원들의 시야가 ‘환경’까지 넓어졌다. 10월 16일,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는 인천 옹진군 영흥도를 찾았다. 그리고 돋보기안경 지원, 이·미용 봉사, 농기계 수리 등과 함께 각 가정에 절수형 샤워기를 설치했다. 물이 부족한 섬에서 효율적으로 물을 쓸 수 있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활동이다. 실제로 절수형 샤워기를 사용할 경우 50%가량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번 봉사를 위해 회원들은 샤워기 설치가 필요한 가정을 미리 파악하고, 성능을 직접 시연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덕분에 회원들은 신속·정확하게 150여 가구의 노후 샤워 헤드 및 호스를 절수형으로 교체할 수 있었다. 이번 활동은 SK브로드밴드 우리 동네 B tv 프로그램 <환경이 답이다>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 회원들은 평소 일터에서 한 명의 근로자, 관리자로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지역 공동체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근로자, 가장, 그리고 이웃으로서 모든 역할을 성실히 해낸다는 뜻이다. 김영곤 회장은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의 봉사활동이 20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회원들의 투철한 봉사 정신과 성실함에 있다고 말한다.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에서는 시 조직과 5개 구 조직이 소통하며 유기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평소 각자 일터에서 직장 구성원들의 생계를, 또 가장으로서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봉사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손꼽아 기다렸다며 맞아주는 사람은 많은데, 주말 동안 모든 일을 해결하려다 보니 봉사하러 와서도 이래저래 시간에 쫓기기도 합니다. 끼니를 챙길 시간조차 없을 때도 있고요. 그런데도 흔쾌히 일신의 안온을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봉사에 임하는 회원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저도 더 열심히 봉사에 임하게 되고요.”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 동시에 생명운동 실천을 통해 새마을운동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김영곤 회장은 2021 새마을운동 유공 정부포상을 받기도 했다. 이에 김영곤 회장은 “앞으로도 사람과 환경이 모두 행복한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라며 각오를 다진다.
“우리는 인류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넘어, 지구와 환경이라는 생명공동체를 살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 협의회에서는 그간 유용미생물군(EM)을 활용한 수질 개선 및 하천 생태 복원 활동을 비롯한 각종 환경 정화 및 교육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그리고 10월, 영흥도에서 절수형 샤워기 설치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요. 앞으로도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는 주민 맞춤형, 환경 친화형 활동을 계속 발굴·진행할 계획입니다.”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우리는 남에게 얻는 것으로 생계를 꾸리고, 남에게 주는 것으로 삶을 만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의 활동이 더욱더 고맙게 느껴지는 이유도 그들이 세상의 중심에서 일과 삶과 봉사의 선순환을 이루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직장·공장인천시협의회가 세상 곳곳 인류와 환경에 행복의 균형을 맞춰주길 바란다.
공유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