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근면·자조·협동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을 만들어 온 것은 물론이고 돌봄과 나눔으로 우리 사회를 밝히는 데 앞장서 온
새마을운동중앙회에 새로운 수장이 선출됐다. 국제 사회의 원조를 받았던 나라에서 도움의 손길을 베푸는 선진국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진 지금,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을 만났다.
52년이라는 긴 역사를 지닌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수장이 된 곽대훈 회장. 연륜이 묻어나는 지긋한 눈빛과 푸근한 미소에서 그가 새마을운동의 산증인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새마을운동으로 마을이 변하는걸 생생히 목도했어요. 그리고 제가 공직에 몸담았던 1990년대 초반에 대구시 새마을과가 국민운동지원과로 이름이 바뀌었었는데 당시 과장으로 일했습니다. 그 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을 거쳐 또다시 새마을운동 관련 주무국장을 맡았고 대구 서구와 달서구청 부구청장으로 5년, 달서구청장이었던 10년까지 포함하면 넉넉하게 20여 년은 새마을운동과 인연을 맺어왔네요.”
새마을운동의 수혜자에서 실무자로, 나아가 이제는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니 그야말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그런 그에게 새마을운동은 흘러간 과거의 유물이 아닌 패기 넘치던 청춘의 때엔 기필코 완수해야 했던 사명이었고 관록으로 무장한 지금은 다시 심장을 뛰게 하는 숭고한 비전이자 목표가 되었다.
“가난에서 벗어나 ‘잘 살아 보자’는 꿈은 이미 우리가 새마을운동으로 이뤘잖아요. 이제 새마을운동은 ‘제대로 살기 운동’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학생은 학생답게, 근로자는 근로자답게,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해요.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하고 노력하면 좋은 이웃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 우리 사회가 조금씩 변할 거라고 믿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게 꿈이라는 곽대훈 회장. 양극화와 개인주의로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각박해진 요즘이기에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새마을 가족들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그리고 있다.
1970년 시작 당시엔 관 주도로 진행됐으나, 1980년부터 민간 주도로 전환되어 봉사에 앞장서 온 새마을운동. 지난 52년 동안 수많은 새마을지도자와 회원들은 지역 사회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을 보듬고 보살펴 왔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고, 마을공동체 활성화, 100만 포기 사랑의 김장 및 생필품 나누기,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 각종 나눔, 돌봄 활동으로 봉사 활동 내실화를 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취약계층과 이재민 지원, 방역, 마스크 제작 등 전염병 예방 활동 전개와 재난재해 구호활동에도 힘써왔습니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엔 180만에 달하는 새마을지도자와 회원들이 계세요.”
회원 수가 무려 180만이라니 놀라운 규모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대 국민운동 단체이자 봉사 단체인데, 최근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여러 중요한 사회 이슈 해결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새마을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이용, 1회용품 사용 최소화하기 등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환경보전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 사안별로 산림청, 환경부, 환경공단 같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연대해서 나무 심기, 플라스틱 및 아이스팩 수거 활동 등 친환경 문화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새마을정신에 새 옷을 입혀 현 시대가 요구하는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새마을운동중앙회. 그에 발맞춰 조직을 젊게 만들기 위해, 여러 대학에 새마을 동아리를 결성해서 새마을운동의 질적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65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58개 대학에 새마을동아리를 결성했습니다. 각 대학의 새마을동아리 학생들은 지역 특색에 맞춰 농촌 일손 돕기, 소외계층 돌봄, 환경보전운동을 펼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아리에서 활동한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어서도 새마을운동에 참여하면 새마을운동 또한 새로워지고 젊어지는 건 당연지사. 뿐만 아니라 세계화 시대인 만큼 대학새마을동아리 학생들과 지구촌새마을운동을 연계해 청년들이 지구촌새마을운동 현장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니 미래를 미리미리 준비하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시대와 환경에 맞춰 활동 방향이 달라진다 해도, 기아와 빈곤탈출이라는 새마을운동의 인류 보편의 가치는 현재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에겐 기필코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다. 여러 나라에서 새마을운동에 찬사를 보내고, 도입을 희망하는 이유는 새마을운동이 단순히 필요한 것을 거저 주는 원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국제사회가 새마을운동을 인정하고 있어요. 2013년에 새마을운동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요. 2015년 9월엔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새마을운동이 빈곤타파 및 기아종식을 위한 최적의 수단이라고 인정까지 받았습니다. 게다가 새마을운동이 도입되어 그 효과를 체감한 많은 나라들이 시범마을 추가 지정을 요청해 오고 있어요.”
1973년부터 2022년 5월까지 148개국 63,573명을 초청해 새마을지도자로 양성한 새마을운동중앙회. 연수를 받고 자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자국의 빈곤 퇴치에 앞장서는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다. 라오스, 우간다 등 20개국에 92개의 시범마을이 조성되었고 마을환경개선은 물론이고 소득이 증대되는 쾌거를 이뤄내고 있다.
“올해 중앙회는 10개국 42개 마을을 ‘새마을시범마을’로 조성했습니다. 아시아 4개국, 아프리카 2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중남미 2개국 총 10개국인데요. 2016년에 세계 46개국의 새마을회를 하나로 연결하는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가 창립됐는데 새롭게 조성된 마을들도 함께 연계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도록 계속해서 도울 예정입니다.”
함께 가는 길은 때론 더디 간다 해도 그 자체로 아름답다. 어려움은 나누고 기쁨은 배가 되도록 더불어 살아갈 때 우리 사는 세상이 더 충만해질 터. 전국 각지 새마을회원들과 새로운 내일을 만들고자 첫 발걸음을 뗀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경제, 안보, 기후 등 여러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요즘인데요. 지금이야말로 새마을운동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에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서 대가 없이 낮은 곳에서 일해 온 새마을지도자들과 함께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뛰어 넘을 수 있도록, 공동체 정신이 21세기 대한민국의 또 다른 발전 동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그루 나무는 태풍에 속수무책이지만 여러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룬다면 거센 비바람도 굳건히 견딜 수 있는 법, 새마을운동의 실천적 정신인 연대와 협력의 가치가 들불처럼 일어나 더욱 희망찬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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