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을 통해 희망을 나누는
우리들의 이야기
새마을운동은 1970년대 초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풀뿌리 지역사회개발운동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 자라나는 MZ세대들은 그 영향력을 피부에 와 닿게 느껴보지 못했고, 때문에 적극 참여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MZ세대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새마을운동이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보았다.
그곳에서는 세대 차이나 아무런 갈등을 느낄 수 없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사고가 젊은 덕분일 게다.
어린 학생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생명, 평화, 공동체, 지구촌운동을 하고 있는 회장단.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새마을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떠들썩하다. 최덕환 회장이 이끄는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 회장님을 비롯하여 손형주 협의회장, 이성수 직공장협의회장, 이경순 부녀회장, 이묘신 문고회장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있었던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 이 대회에서 최덕환 회장은 ‘대통령 포장’을 수상했다. 서구 관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생명운동과 공동체운동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였다.
“지회장님이 서구 관내에 철쭉 6000그루를 내놓으셨어요. 그 결과 광주광역시 자투리땅이 많이 깨끗해졌죠. 줍깅도 하고 철쭉도 심었더니 쓰레기로 쌓여있던 자투리땅이 그대로 화단이 되었어요. 그 앞에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라고 푯말도 붙여 두었구요. 주민들이 너무 좋아해요. 소상공인 도시락 봉사도 손꼽을만한 성과였어요. 코로나 상황에 고생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서구새마을회도시락을 싸주었더니 나중에 너무 잘 먹었다며 쪽지도 전해주고 많이들 좋아하시더라구요.” 지회장의 포장 수상을 이야기하는데 사업 자랑이 끝없이 이어진다. 과연 광주광역시에서 추천할만한 새마을운동 지회다.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는 협의회, 부녀회, 직장·공장, 문고 등 공식 4개 단체와 함께 광주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새마을운동 조직이다. 다른 새마을회와 차별화되는 점은 단연 김영진 교수와 회장 안재웅이 이끄는 대학새마을동아리, 나르샤다. 올해로 결연을 맺은 지 10년이 된 동아리는 처음 회원 24명에서 58명으로 회원이 배가되었다. 젊은 세대들이 참여하기 쉽지 않은 새마을운동인데 학생들이 빠져 나가기보다 늘어났다는 것이 너무 대단해 보인다.
“학생들과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줍깅이나 생명운동 캠페인은 물론이구요. 요즘은 페트병을 이용해 반려식물 만들기도 하고 있어요. 생명운동 뿐만이 아니에요. 학생들이 김장담기 행사에도 참여한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있어요.” 최덕환 지회장의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개인화되어가고 있는 MZ세대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새마을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처음에는 장학금도 주고요. 봉사점수도 주어서 학생들을 유도했죠. 요새는 학생들이 취업하려면 봉사점수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다가 차츰 새마을운동을 하며 느끼는 보람에 매력을 느끼게 되어 계속 하게 된다고 해요.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릴까요? 코로나 전에 제가 외국에 갈 일이 있어 비행기를 탔는데 거기에서 우연히 초창기에 저희와 함께 운동했던 주지민 학생을 만났어요.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정말 뿌듯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제가 다시 서구새마을회 지회장을 맡았죠.” 최덕환 지회장의 말이다.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는 생명, 평화, 공동체, 지구촌운동에 모두 열심이지만 그중에서도 생명과 공동체운동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광주천 정화 운동을 위해 부유물 제거와 하천 쓰레기 줄이기를 하는 한편, 유용미생물군(EM)흙공을 투척하고 미생물을 살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공동체 운동에 있어서는 더 자랑거리가 많다.
“독거나 장애를 가지신 분들을 선별하여 집수리 공사를 하고 있는데요. 초창기 주민센터에 맡겼더니 정말 필요한 분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때부터 저희가 직접 나가 집수리를 하게 되었답니다. 내년에는 서구 관내 18개 동의 ‘어르신 장수사진’도 찍어드릴 계획입니다.” 손형주 협의회장의 포부다.
그런가 하면 직공장에서는 분기별 제빵제과를 직접 맡아 시설과 기관 등 소외계층과 나누고 있다. 또한 지도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연말에는 1년간 실적을 바탕으로 우수지도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8년 사라진 지도자 장학금을 대체해 회원들을 계속 늘려가기 위한 방침이다.
“직장·공장협의회는 인원수는 적지만 영향력만큼은 광주광역시에서 일등입니다. 내년에는 이런 힘을 모아 보육원을 나와야하는 18세 독립청년들을 지원해볼까 합니다.” 이성수 직장·공장 협의회장의 자랑이다.
미소가 아름다운 이경순 부녀회장이 말을 잇는다. “부녀회에서도 생명과 공동체운동에 역점을 두고 있어요. 닭집이나 기관 등에서 수거한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들어 복지관 어르신들께 전달하고 있구요. 구청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만들어 양동시장이나 부녀회에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공동체운동의 방편으로 ‘이민여성 멘토 제도’도 운영하고 있구요. 내년에는 소외된 어르신들의 이불 빨래를 위한 이동식 빨래방도 운영해볼 예정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이묘신 문고회장도 마찬가지다. “저희 문고는 알뜰도서 교환전을 하고 있구요. 한글을 읽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한글교실’도 열고 있어요. 편지를 읽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오셔서 저에게 줄줄 한글을 읽어줄 때는 그 감동이 말로 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랍니다. 바로 이런 기분에 새마을운동을 하는 거죠”
기습적으로 각자가 바라는 새마을의 미래를 한 단어로 정의해보시라고 질문을 드렸다.
지회장은 ‘탄소 제로’, 협의회장은 ‘베푸는 사회’, 직장·공장협의회장은 ‘인간성 회복’, 부녀회장은 ‘가족이 정을 나누는 사회’, 문고 회장은 ‘문화’라는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다. 미래의 새마을에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가치들이다. 그렇다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데도 새마을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한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그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새마을운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MZ세대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세대에도 변함없이 이어져 나가야 할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이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래 새마을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세대가 새마을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고, 참여시켜야 한다. 나누는 기쁨, 봉사하는 기쁨은 직접 참여해보지 않고는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에서 희망을 본다. 미래 세대와 함께 하려는 노력, 삶을 나누고 봉사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이 지회에서 뚜렷이 보이기 때문이다. MZ세대와 함께 하는 새마을운동, 광주광역시 서구새마을회를 뜨겁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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