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은 1970년부터 시작된 ‘잘살기 운동’이다. 활동은 각종 문서와 편지, 성공사례 원고, 사진과 영상 등으로 제작됐다. 새마을운동기록물은 성공적인 농촌 부흥의 원형을 보여주는 기록유산으로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6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2024년 ‘새마을 타임즈’ 코너에서는 한국 농촌 근대화의 실록인 새마을운동기록물 중 만화 이야기를 각색해 전하고자 한다.
새마을 타임즈
다시 보는 새마을운동 이야기 ep. 5
공장새마을운동의
불씨를 지핀 남자
인천광역시 동구 손관형 지도자
모두가 어려운 삶을 살던 1970년대 초반.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 해도
당장 하루를 살아가기에 바빴다.
계획적인 소비보다는 충동적인 소비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하지 못하고,
높은 이자부담을 감수하며 대부업체를 이용하거나
퇴직금을 미리 사용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안타깝게 본 손관형 지도자는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장새마을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공장새마을운동을 통해 많은 사람을
새로운 삶으로 이끈 손관형 지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돈이 없어
금쪽같은 자식을 잃다
1935년 황해도 옹진군의 가난한 집 맏아들로 태어난 손관형 지도자. 6·25전쟁으로 중학생 때 가족과 생이별하며 고아가 됐지만, 꿋꿋하게 역경을 이겨내고 결혼해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어려운 살림에도 아내와 갓 돌 지난 아기를 위해 온갖 일을 하며 희망을 찾아가던 중 뜻밖의 불행이 찾아오고 만다. 금쪽같은 자식이 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난 것이다. 돈이 없어 치료조차 하지 못한 것이 한탄스러웠다. 그는 ‘좀 더 열심히 살았더라면, 그동안 벌어온 돈을 조금씩 저축이라도 했다면’이라고 생각하며 절규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손관형 지도자는 아픔을 딛고 1960년 인천의 한 제철공장에 취업해 월급 3만 원 중 절반 이상을 저축했다. 철이 녹는 3,000℃의 불 앞에서 일하면서도 늘 저축이 먼저였고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차근차근 이뤘다.
직장금고에서
공장새마을운동으로
성실하고 절약하며 살아온 손관형 지도자와 달리, 동료들은 월급을 흥청망청 써버리며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듯했다. 그는 당장 적은 돈이라도 모으고, 서로 돕자며 동료들을 설득한다. 그렇게 30여 명을 모아 3만 원을 출자해 1969년 직장금고인 ‘신용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당장 먹고 살기 바쁘다며 거절하는 동료들이 부지기수였지만 포기를 모르는 손관형 지도자로 인해 직장금고는 5년 만에 조합원 수 600명, 저축 실적 1,700만 원 규모로 성장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또 있었다. 바로 사내에서 개인 돈이 융통되는 것을 좋아할 리 없었던 사측 관계자들을 이해시키는 일이었다. 다행히 농촌에서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공장으로도 확산되면서, ‘하면 된다’는 신념이 기업 곳곳에 퍼져 직장금고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직원들은 환경정화 활동뿐만 아니라, 고철 수거를 통한 부가적인 소득을 얻었다. 또 함께 힘을 모아 공장 안 비포장도로를 말끔히 포장해 공사비 100만 원을 절감하자 사장의 격려와 함께 포상까지 받게 됐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스럽게 회사 전체에 새마을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새마을운동이
일터와 가정에 행복을
새마을운동은 제철공장의 모든 구성원을 단결로 이끌었다. 공장 내 직장금고 사무실도 마련돼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고, 저축 의욕이 높아져 직원마다 통장을 만들었다. 2,000여 명 직원이 1인당 평균 6만 원씩, 약 1억 2,000여만 원을 저축했다. 이 돈을 은행에 예치하니 이익배당금이 20%나 됐다. 이제는 가족이 아프거나 경조사가 생겼을 때 경제적 어려움 없이 가족의 건강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장금고의 성과는 그렇게 공장새마을운동으로 이어졌다. 조합원들이 나서서 실천한 물자 절약 운동으로 20억 원이라는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도 이뤘다. 공장새마을운동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동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으며, 이는 곧 가정의 행복으로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