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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人터뷰 ➋
함께할 때 더욱 빛나는
지구촌 이웃
경기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
타인을 위한 마음 하나로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들.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된 ‘지구촌 이웃’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이다.
지난 8월 어느 날, 경기 시흥시 정왕본동에서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웃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을 만났다.
글. 김지현
사진.오충근
시흥시에서 만난 세계
유독 더웠던 올여름이다.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도 지나고, 삼복더위의 끝이라 불리는 말복도 보냈건만 모든 게 무색하리만큼 무더위는 끝날 줄을 몰랐다.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을 만났던 지난 8월도 폭염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이 동네는 빨간 간판이 많아요. 이 가게도 보세요. 중국 음식점처럼 간판이 빨갛죠?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어요. 중국에서 빨강은 부귀와 행운의 상징이잖아요. 그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거예요.”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
이광재 경기 시흥시협의회장의 말을 따라 주위를 둘러보니 빨간 간판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중국 화폐를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화폐를 바꿀 수 있는 환전소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2024년 6월 기준 법무부의 외국인 등록 통계에 따르면 시흥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6만 8,000여 명으로 시흥시 전체 인구의 약 11%에 이른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으로 꼽힌 경기도 안산시와 수원시에 이어 시흥시가 세 번째로 집계되기도 했다. 시흥시에 사는 외국인으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1만 7,200여 명, 중국인이 6,800여 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인이 5,100여 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에 시흥시새마을회는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지역의 특색을 살려 2021년 5월 26일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을 결성하고 창립총회를 열었다. 자율방범대 등 지역사회에서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15명의 봉사단원이 모집됐다. 오성호 외국인새마을봉사단장은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은 기존 단체들과 분명 다르다고 전했다.
오 단장은 “우리는 모두 시흥시에 거주하는 ‘시흥시 주민’이에요. 외국인 봉사단원들도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 아래 새마을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당당한 시흥시민의 일원으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라며 “더불어 시흥시에 먼저 정착한 이들이 앞으로 시흥시에 거주하게 될 새로운 외국인 거주자의 길잡이 역할을 해 주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말했다.
무더위보다 기분 좋은 이들의 온정
봉사단 결성 후 그해 연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많은 활동을 못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확산 방지 캠페인과 외국인 가정에 마스크 및 진단 키트 나눔 등 여건히 허락하는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후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설 명절 떡국 나누기, 민속촌 나들이, 시흥시새마을회 활동 동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
외국인경로당을 이용하는 외국인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누는 김근환 시흥시새마을회장
외국인경로당을 이용하는 외국인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누는 김근환 시흥시새마을회장
외국인경로당을 이용하는 외국인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누는 김근환 시흥시새마을회장
이날은 정왕본동 거리 환경정화 활동과 외국인경로당 어르신 냉면나눔 활동에 나섰다. 거리 환경정화 활동은 시흥시새마을회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활동이다.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이 종량제봉투와 집게를 들고 직접 거리청소에 나서기도 하고, 거리환경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며 자영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거주자들의 협력을 얻기도 한다.
나부터 ‘내 집앞’, ‘내 가게’ 주변만이라도 청결하게 관리하면 쾌적한 동네가 될 것이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 자영업자의 협력을 끌어낸 데에는 평소에도 꾸준히 소통하며 친분을 유지했던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의 역할이 컸다.
오전 11시에 시작한 환경정화 활동은 정오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다음으로 이들이 도착한 곳은 시흥정왕어울림센터 2층에 있는 귀한 동포&외국인 경로당이다.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이 어르신들에게 여름철 별미인 냉면을 대접하기 위해 자리를 옮긴 것이다. 봉사단원들이 도착하자 이미 많은 어르신이 무더위를 피해 또래 어르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냉면을 준비했다는 소식에 환하게 웃어 보이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의 얼굴에 기대가 가득 찬 모습을 보고 바삐 준비에 나서는 봉사단원들이다. 파키스탄에서 온 압잘(Afazl Muhammad) 봉사단원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정말 힘들었는데, 한국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까지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받은 사랑과 도움을 베풀 수 있어서 좋습니다” 라며 맛있게 식사하는 어르신들을 보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더 나은 미래를 그리다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의 첫 공식 활동은 태극기 달기 캠페인이었다. 광복절을 맞아 거리 곳곳에 직접 태극기를 달았던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들은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오성호 단장은 그날의 기억을 회상하며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지 꽤 되었어요. 특히 시흥시에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데 그들은 이방인이 아닌 우리 이웃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함께 소통하고,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며 같이 성장하는 것이 나눔의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함께’가 중요한 세상이죠”라며 새마을운동의 기본 정신을 다시금 강조했다.
실제로 봉사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한국인 봉사단원만의 주도적인 운영은 보기 힘들다. 외국인 거주자와 네트워크를 쌓아온 외국인새마을봉사단원의 역할과 외국인공동체의 역할도 크다. 지난 2023년 10월에는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와 협업해 중국인 교포를 대상으로 한국민속촌 견학을 가는 등 민관기관과의 협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자치위원회, 정왕동상인회 등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탄탄히 쌓아 한국어 교육 등 외국인 거주자들이 지역사회에 건강히 정착할 수 있도록 부단히 애쓰고 있다.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의 점심 나눔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의 점심 나눔
무조건 베풀기만 하는 것보다 상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나눌 기회를 마련하는 것, 자신의 이익과 이기심은 내려놓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며, 우리 사회에 새마을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하는 김근환 시흥시새마을회장. 오늘도 ‘함께’하는 시흥시새마을회 외국인새마을봉사단이 흘린 땀방울 덕분에 더욱 빛나는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