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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人터뷰 ➊
지구촌새마을운동의
새 지평을 열다
경상북도새마을회
성공적인 지역 사회 개발 모델인 새마을운동은
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지구촌 전체의 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경상북도새마을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과 지구촌을 바쁘게 오가며 애쓰고 있다.
경상북도새마을회의 담대한 글로벌 항해를
따라가 보자.
글. 최해진
사진.임학현
우리는 새마을로 만난 가족
1970년, 경상북도 청도군 신도마을에서 발상한 새마을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국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경상북도가 다시금 새마을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상북도새마을회에서 추진 중인 지구촌새마을운동이 해외에서 특출한 행보를 보이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중호 경상북도새마을회장
서중호 경상북도새마을회장
경상북도새마을회는 지난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아공)에 처음으로 새마을 시범마을을 조성했다. 그 물꼬를 튼 사람이 바로 올해 경상북도새마을회 회장으로 선임된 서중호 회장. 서 회장과 중아공의 인연은 2017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아진산업의 대표이기도 한 서중호 회장은 당시 중아공의 수도인 방기시의 나콤보 에밀그로스 레이몽 시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회사 차원에서 물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지의 환경 정화를 위한 쓰레기 수거 차량, 쓰레기 수거 용기를 비롯해 생필품, 의약품 등을 전달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중아공은 1960년 독립 이후 몇십 년간 극심한 내전에 시달렸다. 다이아몬드, 금 같은 광물 자원이 풍부한 나라인데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니 경제 발전이 이뤄질 수가 없었다. 그러다 2016년 투아데라 대통령이 집권하며 내전이 줄고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대통령 당선 이듬해에 서중호 회장이 찾아가 조건 없는 지원을 약속하자 돌아오는 건 경계의 눈초리였다고. 하지만 3~4년간 진심어린 지원이 지속되자 경계 대신 두터운 신뢰가 쌓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더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하는 곳이 바로 새마을운동이잖아요. 제가 새마을운동을 보며 자란 세대예요. 의지만 있다면 뭐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며 컸어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마을정신을 토대로 그들의 자발적인 행동과 변화를 이끌어 내는 거예요. 그 정신을 중아공에 전파하려고 하는 거고요. 지금 새마을운동을 향한 투아데라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해요.”
국가 개발 프로젝트로서 투아데라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전수 요청에 따라 경상북도새마을회는 2023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새마을 기반 농촌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단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방기시 일원에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3곳을 선정했다. 이들 마을은 전반적으로 농업 인프라가 열악해 농작물 생산량이 적고, 수확 후에도 농산물을 저장하거나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손실률도 높다. 주택이나 화장실 등 기본적인 주거 환경이 낙후되어 있으며, 학교와 마을회관 같은 마을 공동 시설도 부족하다. 이런 실정에 초점을 맞춰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물적·인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4년 6월 한국을 방문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투아데라 대통령과 서중호 회장
2024년 6월 한국을 방문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투아데라 대통령과 서중호 회장
“2022년에는 투아데라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포함한 고위급 실무진이 방한해 새마을운동 관련 연수를 받았어요. 올해 6월에는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찾았고요. 저도 세 차례 중아공을 방문해 물자를 직접 전달하고 시범마을도 둘러봤어요. 이 시범마을은 5년만 지나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직접 중아공을 찾아 그 과정을 세세히 살필 겁니다.”
지속 가능한 글로벌 협력
경상북도새마을회는 중아공 못지않게 필리핀에도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사상 초유의 무더위로 고통받고 있다. 지구 곳곳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지구온난화의 열쇠’로 불리는 맹그로브 숲의 서식지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경상북도새마을회는 지난해 필리핀 파나마섬에 맹그로브 묘목을 심었다. 숲이 울창해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맹그로브 숲은 수많은 동식물의 보금자리인 만큼 생태계에도, 주민들의 소득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미래 투자는 장학지원 사업으로도 이어진다. 협의회는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하여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성적이 월등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지정 기부자를 확보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학생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제일의 목표이다. 무엇보다 수혜 학생을 대상으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교육을 병행해 세대를 연결함으로써 필리핀이 처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미래 새마을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2024년 4월 필리핀 아클란주에서 열린 한국어 교육장 준공식
2024년 4월 필리핀 아클란주에서 열린
한국어 교육장 준공식
필리핀 현지인들이 지금 당장 원하는 건 한국어 교육이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취업해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런 니즈에 발맞춰 협의회와 부녀회는 올해 4월 필리핀 아클란주에 한국어 교육장을 준공하고 책상, 의자, 칠판 등의 기자재를 기증했다. 경상북도새마을회는 한국어를 배운 이들이 향후 경상북도 내 농촌에서 계절근로자로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조성현 협의회장은 “차후 이들의 불법 체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베풀며 사는 삶
경상북도새마을회는 그간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지구촌새마을운동을 진행해 왔다. 올해 회장으로 선임된 도영순 부녀회장은 2019년에 방문했던 캄보디아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그는 “깜라엥 마을로 봉사를 다녀왔는데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다. 현지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마을운동의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 지속 가능한 지구촌새마을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라며 “새마을 가족들과 화합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경상북도새마을회 회장단 왼쪽부터 조성현 협의회장, 도영순 부녀회장, 정은미 직장·공장회장, 김성환 문고회장
경상북도새마을회 회장단 왼쪽부터 조성현 협의회장,
도영순 부녀회장, 정은미 직장·공장회장,
김성환 문고회장
김성환 문고회장은 15년간 새마을회에서 활동하며 나누고 배려하고 봉사하는 삶의 진의를 알게 되었다고. 바로 사랑을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것. 김성환 회장은 “지난해 베트남 타이라이 마을로 봉사를 다녀왔는데 마을회관에 책이 서너 권밖에 없는 것을 보고 굉장히 안타까웠다”라며 “문고회장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시범마을에 책이 가득한 도서관을 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사랑을 나누며 살겠다는 김성환 회장의 소원이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
이처럼 경상북도새마을회는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촌새마을운동을 추진 중이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나 지역 사회의 자립 수준을 넘어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며 새로운 지구촌새마을운동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새마을정신을 토대로 국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경상북도새마을회의 행보에 힘찬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