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감
협동과 연대
그리고 나눔으로 만드는
행복한 공동체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국가 간의 전쟁,
갑작스러운 감염병 확산 등이
점점 더 빠르게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극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한다.
글.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작가
재난의 연속,
위태로운 삶 우리의 현실과 과제
지난 3년간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전 지구가 몸살을 앓았고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재난이 끊이질 않는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난 피해는 점점 다양화, 대형화되는 추세이고 전쟁까지 인간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튀르키예 지진발생 당시 영상에는 바로 눈앞에서 한순간 수많은 생명과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마치 영화 같은 장면이 나온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어떤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고 있는 제네바 협약을 비웃듯 힘없는 부녀자와 노인을 향해 서슴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지축이 흔들리는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의 강진을 보고 튀르키예 지진 영상을 본 사람이면 섬뜩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이런 자연재해 말고도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인재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고들이다. 이태원 참사, 화정동 아파트 붕괴, 화성 공장 화재, 차량 돌진 사고까지 너무나도 쉽게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협동과 연대를 기반으로 이불빨래 봉사에 나선
대전광역시새마을회
우리의 공동체를 지키는 길
새마을운동의 협동과 연대 정신
이처럼 공동체의 삶을 위협하는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세상에서 과연 나만 행복할 수 있을까? 다행히 아직 우리 사회는 인정이 넘치는 듯하다.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많은 국민이 이재민을 돕고자 수십억, 수백억의 성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또한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구호 현장에서 봉사의 손길을 펼쳤다. 코로나19 시기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재난안전문자에 긴 헌혈 행렬이 이어졌던 것처럼 서로 돕는 연대와 협력의 힘은 공동체를 지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연대와 협력은 그 옛날 호모사피엔스가 자기보다 힘이 강한 네안데르탈인을 이기고 생존할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한다. 이것은 바로 새마을운동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협동, 연대 정신과 같다. 앞으로 재난이 일상화되는 세상에서 연대와 협력은 더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서로 돕는 협동으로 이기적인 나보다 우리라는 이타적인 나눔이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기부와 봉사, 헌혈은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각종 재난으로부터 마을공동체, 지역공동체, 지구공동체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여기에 생활 속 나눔을 함께 실천한다면 우리의 공동체는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필자는 생활 속 나눔 실천으로 ‘1다(多) 2소(小)운동’을 제안한다. 이산화탄소 대부분은 우리가 사용하는 의식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방안으로 많이 걷고 덜 먹고 덜 소비하는 습관으로 변화해 보자.
함께하는 나눔 실천으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
불교 경전인 ‘백유경’에 나오는 우화다. 마을 잔치를 앞두고 한 사람이 손님에게 따뜻한 우유를 대접하고자 한 달 동안 어미젖소를 새끼와 떼어 놓고 젖을 짜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날마다 새끼가 젖을 먹게 하고 남은 젖을 짜서 이웃과 나누었으면 마을 사람 모두가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비유는 재산을 많이 모은 후에 세상에 나눠주겠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 될 수 있으며,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을 때 나누어야 함을 깨우쳐 준다.
혹시 ‘다음에’ 하고 미루고 있지 않은가. 끔찍한 재해와 전쟁, 대형 사고로 파괴되는 지구 공동체를 무력하게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재난·재해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이제 생존을 위해서도 함께 잘살기 위해서 용기를 내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 모두 ‘함께’ 기부, 봉사, 헌혈, 생활 속 나눔을 실천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