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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人터뷰 ➊
탄소중립 실천으로
우리 마을과 마음을 예쁘게
서울 마포구새마을회
홍대와 합정을 비롯해 다수의 예술 공간이 밀집해 있고,
한강과 인접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마포구는
오래전부터 서울에서도 가장 ‘힙’한 장소로 손꼽힌다.
그리고 그 뒤에는 나 혼자만이 아닌
이웃과 함께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마포구새마을회가 있다.
글. 이원복
사진.홍승진
우리 손으로 우리 지역을 아름답게
망원동 시장 인근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이 환하게 피어났다. 이른 아침 녹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트럭에서 고운 빛깔을 띤 꽃들이 내려진다. 봄꽃과 새마을지도자들의 미소가 어우러져 시작 전부터 마을의 분위기가 화사해졌다. 오늘은 마포구새마을회가 ‘언제나 마을이 이쁘다’ 사업을 진행하는 날이다. 이병만 마포구새마을회장은 꽃을 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며 먼저 나섰다.
“봄에는 마을 화단에 팬지, 데이지, 천일홍 등의 봄꽃을, 가을에는 국화를 심고 있어요. 회원들이 힘을 모아 심은 꽃과 나무가 마을 분위기를 바꾸고 있죠.”
‘언제나 마을이 이쁘다’ 사업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쓰레기가 쌓인 자투리땅을 아름답게 바꿔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흙과 화단이 있지는 않았다. 불법 투기된 쓰레기를 직접 치우고, 폐냉장고와 폐타이어를 활용해 화단을 만들었다. 열심히 흙을 파던 이병석 마포구협의회장은 동네를 걸을 때면 꽃 심을 장소만 보인다며 말을 꺼냈다.
“열심히 꽃을 심고 있으면 주민들이 자기 집 근처에도 자투리땅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하세요. 그렇게 화단이 하나둘 늘었죠. 화단이 만들어지면 앞집주민이나 상가 상인들이 대신 물을 주거나 잡초를 뽑아 줍니다. 모두가 함께 화단을 가꾸는 셈이죠.”
마포구새마을회는 휴경지에 잣나무 심기, 홍제천 정화 사업 등 탄소중립 실천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폐현수막 장바구니 만들기’와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은 지역 주민과 상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언제나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꽃을 심은 후 물을 주고 있는 새마을지도자
꽃을 심은 후 물을 주고 있는 새마을지도자
마포구새마을회는 협의회, 부녀회, 직장·공장 그리고 문고까지 각 조직이 저마다 특색 있는 사업을 운영 중인데, 나무심기나 김장 담그기 등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는 날이면 새마을지도자의 배우자와 자녀까지 함께해 힘을 더한다. ‘새마을운동은 함께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각 지도자의 가정에도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병만 마포구새마을회장은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더 발전한 마포구새마을회를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는 저를 포함해 이병석 협의회장님, 어숙희 부녀회장님의 임기가 새로 시작되었어요. 전임 회장님들이 열심히 이뤄놓은 것을 잘 이어받아, 한 단계 성장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죠. 또 연임되신 이순선 직장·공장협의회장님과 전현경 문고회장님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실 것이고요. 마포구새마을회의 내일이 정말 기대됩니다.”
먼저 마포구협의회는 5월부터 지역 내 말라리아모기와 유충 박멸을 위한 ‘방역 사업’을 시작했다. 이른 시간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방역 차량과 분무기로 골목마다 소독약을 뿌리며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집 고쳐주기’도 수시로 실시한다.
마포구부녀회 역시 탄소중립 활동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 나눔’과 ‘어르신 온천 나들이’를 통해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어숙희 회장은 새마을운동에는 봉사하는 마음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내가 내 돈 쓰면서 봉사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럼에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죠.”
이처럼 마포구새마을회는 어떤 일이든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다. 지난 5월 10일 마포구청에서 열린 ‘회장단 합동 이·취임식’에서는 이병만 회장을 포함해, 이병석 회장, 어숙희 회장이 축하 화환 대신 쌀을 받기로 한 것. 총 1,000kg의 쌀이 모였고, 마포구의 어르신 복지사업인 ‘주민참여 효도밥상’을 위해 기부했다. 공동체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함께 만드는 더 좋은 마포구
지역 공동체 보호와 탄소중립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 서로 돕고 지지하면 분명 더 풍요롭고 안전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마포구새마을회는 지역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 새마을운동 홍보를 통한 회원 확충에도 힘쓸 예정이다. 올해 연임한 이순선 직장·공장협의회장과 전현경 문고회장은 “조직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으로 새마을운동 확산에 힘쓸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올해 28곳으로 회원사가 늘어난 직장·공장협의회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희망을 전한다. 초·중·고·대학생에게 큰 보탬이 되는 ‘사랑의 장학금’을 30년째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도농교류의 일환으로 진행한 ‘농촌일손돕기’는 청년새마을연대와 함께 계획 중이다. 문고는 교육과 홍보를 통해 직접 사람들을 만나며 인식개선에 나서고 있다. 전현경 회장은 무엇보다 새마을문고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재능기부와 교육활동으로 공동체를 튼튼하게 만들고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동별 독서 모임을 하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홍대 레드로드 일대에서 ‘피서지 문고’를 개최했는데 새마을운동을 알아보는 외국인도 많이 만났죠.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마포구새마을회에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마포구새마을장학금’의 대상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기존에는 소득 기준만 놓고 보니 기준에 살짝 미치지 못해 정작 장학금이 필요한 가정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포구새마을회는 이런 점을 마포구의회에 적극적으로 전달했고, 의회 조례가 개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에 이병석 회장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권영숙 의원님을 찾아가 대상 확대의 필요성과 상황 등을 말씀드렸어요. 협의회가 방역 활동을 할 때도 매번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분이죠.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화단에 꽃을 심는 마포구새마을회 지도자들
화단에 꽃을 심는 마포구새마을회 지도자들
마포구새마을회는 앞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의 하나로 환경 모니터링 요원 활동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소규모 태양광 설치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병만 회장은 이 과정에서 청년의 참여도 이끌어낼 생각이다.
“마포구는 청년층이 많은 지역이기도 해요. 새마을운동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로 그들에게 서서히 다가가 함께 새마을운동을 이어간다면 우리 마포구는 더 활력 있는 곳으로 발전할 겁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탄소중립 실천과 연대강화로 지역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또 공동체 문화 조성으로 이웃을 따듯하게 해주는 마포구새마을회는 이 시대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여기에 탄소중립을 향한 새마을지도자들의 노력과 이웃에 대한 관심이 추진력이 되어 더 높게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