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
‘강릉 오죽헌’
율곡 이이의 탄생지 오죽헌
강원도 강릉 출신인 신사임당과 그의 아들 율곡 이이는 세계 최초로 모자가 화폐에 나란히 얼굴을 알린 위인이다. 경포 바다로 접어드는 초입에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나고 자란 곳, 강릉 오죽헌(보물 165호)이 자리하고 있다.
오죽헌은 우리나라 단일 주거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선 중기 양반 가옥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평이다. 검은 대나무인 오죽(烏竹)이 자란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이곳은 주변으로 울창한 대나무가 병풍처럼 드리워져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율곡 이이 동상
신사임당은 33살의 나이에 홀로 남은 친정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인 강릉에서 기거하며 율곡 이이를 낳았다. 현재 우리는 오죽헌 곳곳에서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외삼문 현판에 새겨진 문구는 어머니를 여의고 20살이 된 율곡 이이가 지은 ‘스스로 수양하는 글’의 자경문(自警文)에서 따온 것이다.
그 외에도 신사임당이 율곡의 태몽으로 검은 용꿈을 꿨다는 데서 유래된 몽룡실과 율곡 이이가 유년 시절 학문을 정진했던 마루방, 율곡 이이의 영정을 모신 문성사도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 율곡기념관에서는 율곡 이이의 시와 편지, 상소문과 더불어 예술적 조예가 깊었던 신사임당의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죽헌은 아름다운 자연을 거닐며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애지중지 가꿔왔다는 율곡매(매화나무, 천연기념물 제484호)와 율곡 이이의 선비정신을 닮은 율곡송(소나무), 이맘때쯤이면 붉은 꽃을 피우며 더위를 가시게 하는 배롱나무까지, 수백 년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노거수들은 오죽헌의 풍광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더하는 중이다.
주소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별빛이 쏟아지는 언덕 ‘안반데기’
별 보기 명소인 안반데기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과 은하수를 바라보며 별 헤는 상상을 해보자.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뻥 뚫리는 기분이지 않은가. 특히 여름은 밤하늘 여행을 즐기는 ‘별바라기’에게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1년 중 은하수가 가장 높이 떠올라 밝은 은하의 중심부를 볼 수 있기 때문. ‘하늘 아래 첫 동네’라 불리는 안반데기는 한국의 은하수 성지로 유명하다. 주변 불빛의 방해가 적고 대기가 맑아 별을 선명하게 볼 수 있으며,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은하수를 촬영하기도 좋다. 밤하늘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별들은 커다란 촛불처럼 마을을 은은하게 밝힌다. 사실 안반데기는 은하수만큼이나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다. 요즘 같은 계절이면 아침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은 감자꽃밭을 뒤로한 채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감상할 수 있다. 안반데기는 떡을 칠 때 아래에 받치는 넓은 나무판 ‘안반’과 평평한 땅을 뜻하는 강릉사투리 ‘덕(데기)’이 더해진 지명이다. 해발 1,100m 고산지대인 이곳은 지형처럼 평평한 땅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산지다. 넓은 평원을 배경으로 봄이면 호밀 초원, 여름에는 감자꽃, 가을에는 배추밭, 겨울에는 설경 등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고랭지 배추가 자라고 있는 드넓은 안반데기
낭만적인 풍경으로 가득한 안반데기도 본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던 불모지였다고 한다. 안반데기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정부는 산자락에 흩어져 살던 화전민들에게 땅과 집을 제공하며 안반데기로 불러 모았다. 주민들은 가파른 비탈에서 삽과 곡괭이만으로 밭을 일궈왔고, 그때 흘렸던 수많은 땀과 눈물이 지금의 보금자리를 만든 것. 덕분에 비옥한 땅에서는 다양한 생물이 공생하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그리고 있다.
안반데기에는 해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마을의 숙박시설이 한 곳뿐이라, 성수기에는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여름밤 은하수를 관찰하기 좋은 시간은 매일 조금씩 당겨진다. 매월 1일 기준 5월은 오전 2시, 6월은 자정, 7월은 오후 10시부터 은하수를 볼 수 있다. 만약 안반데기를 방문한다면 두툼한 옷은 필수다. 한여름에도 밤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니 단단히 채비해야 한다.
주소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길 428
해돋이 일출 명소 ‘정동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인 강릉 정동진 해변. 새해 첫날 정동진은 떠오르는 해를 보며 한 해의 건강과 소망을 비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정동진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다. 정동진은 ‘한양의 광화문에서 정동 쪽에 있는 나루터 마을’이라는 뜻이다. 신라시대부터 임금이 사해용왕(四海龍王)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는 장소였을 만큼 멋진 자연 풍광과 일출을 자랑한다. 이른 아침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해가 떠오르지만, 유독 정동진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를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보는 사람들
아마 직접 보지 않고서는 그 장엄함을 헤아리기 어렵지 않을까. 정동진 해변은 부드러운 모래와 맑은 바다가 펼쳐진 이상적인 모습이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순간 마음속 근심과 걱정이 작은 모래처럼 부서지는 느낌을 받으며 일상의 번잡함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휴식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줄 레저 활동도 즐길 수 있다. 해변과 이어진 산책로는 걷기 좋아 가벼운 산책은 물론이고,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 타기에도 제격이다.
특히 정동진부터 속초, 고성으로 이어지는 라이딩 코스는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다. 해변에서의 레저 활동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여름에는 해수욕과 서핑, 패들보딩과 같은 수상 스포츠가 인기가 많으며, 파라솔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모습은 정동진의 또 다른 매력. 바람이 선선해지는 가을이 오면 정동진 해변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며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 겨울에는 산책하며 맞는 차가운 바람이 상쾌함을 선사하며, 때때로 눈이 내려 해변 전체가 하얗게 덮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주소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