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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여행
역사의 숨결과 현대의 활력이
공존하는 도시
서울특별시 종로구 & 중구
서울은 놀라운 음식, 아름다운 유적지가 있으며
곳곳에는 흔히 말하는 ‘힙’한 장소가 숨겨져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많은 것이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지지만 다양하고
역동적인 매력도 있어 결코 쉽게 질리지 않는다.
그만큼 서울은 역사와 문화가 다양하다.
글. 편집실
도심 속 힐링의 공간 ‘청계천’
종로구와 중구 사이를 가르는 청계천은 청계광장 인근에서 시작해 성동구까지 10.84km 정도 이어진다. 긴 길이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청계천에 얽힌 역사다. 조선시대부터 수도 한양을 가로지르는 하천으로서 도성 안 사람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했고, 풍수지리상 명당수였으므로 이를 잘 가꾸기도 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6.25한국전쟁 시기에는 갈 곳 없는 이들이 모인 곳이었다. 고향을 잃은 이들은 청계천 변에 판잣집을 만들어 살았고 재봉틀을 구해 옷을 만들어 팔면서 시장을 형성한 것이 오늘날 평화시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도시 경관과 위생 관리를 목적으로 1955년 하천을 아스팔트 도로로 덮어버리면서 주변 판잣집을 헐었다. 그렇게 컴컴한 지하에 있던 청계천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40년 만인 2005년이다. 서울시가 사람 중심의 도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복원사업을 실시했고 이제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휴식의 공간으로서 사랑받고 있다.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며, 주말에는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공간의 기능도 한다.
청계천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다양한 생물자원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다. 도심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쇠백로, 왜가리, 돌고기, 피라미, 배추흰나비, 애기똥풀, 꽃마리 등 약 300여 종의 생물이 청계천에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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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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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으로 꾸며진 청계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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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만에 공개된
비밀의 공간 ‘청와대’
대통령이 살던 곳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지난 1948년부터 우리나라 대통령의 거처와 집무실, 주요 국빈 맞이 공간으로 활용된 비밀의 공간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지난 2022년 국민에게 개방되었고 현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관광 및 체험학습 장소로 탈바꿈하였다.
청와대 정문으로 들어서면 저 멀리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채 멋지게 서 있는 ‘청와대 본관’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빛의 기와와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지붕은 그야말로 한국의 미 자체다. 이외에도 대통령과 그 가족이 생활했던 ‘대통령 관저’, 귀빈을 모시거나 행사장으로 사용된 ‘상춘재’, 기자 회견 장소로 유명한 ‘춘추관’ 등은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매력을 자랑한다.
청와대는 자연과 어우러진 곳으로도 유명하다. 날씨가 좋다면 ‘무궁화 동산’과 ‘녹지원’은 필수코스. 녹지원 한가운데에 있는 반송(소나무의 한 종류)은 수령이 170여 년으로 추정되며, 수형이 매우 아름다워 청와대를 대표하는 나무로 손꼽힌다. 무궁화 동산에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나라꽃인 무궁화와 각종 야생화를 관찰해 보는 것도 좋다.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북악산으로 오르는 새로운 코스도 열렸다. 춘추관에서 시작해 백악정을 지나 북악산으로 향하는 코스로 역대 대통령들이 종종 이 길을 통해 산을 올랐다고 한다. 인적이 드물었던 만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이곳을 걸으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숨결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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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솟은 북악산과 청와대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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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디자인의 건축물 ‘DDP’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대 건축물을 꼽으라면 단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일 것이다. DDP는 여성 건축가 최초로 건축 분야 대표적인 상인 ‘프리츠커 아키텍처 프라이즈’를 수상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 1950~2016)’의 유작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수도권 전철 2·4·5호선 환승역과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각종 전시, 패션쇼, 신제품 발표회가 이루어지는 단골 장소로 많은 이들이 찾는다. 일반적인 직육면체의 건물과 다르게 DDP는 곡선 위주의 비정형 건물로 특별한 매력이 느껴진다. 광고나 K-Pop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DDP의 진가는 밤이 되면 드러난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은빛 건물을 비추면 마치 거대한 우주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야간에 유동 인구가 많은 동대문 상가와 어우러져 낮보다 밤에 더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DDP 외벽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펼쳐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서울라이트’는 멋진 빛의 예술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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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빛나는 DDP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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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낙조와 야경이 있는 ‘낙산공원’
DDP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우리나라 보물 제1호인 흥인지문과 흥인지문공원이 보인다. 이곳에서 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낙산성곽길이 나온다. 등산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낮은 코스지만 본격적인 여정에 나서기 전 잠시 한양도성박물관에 들러 600년 넘게 서울을 지켜온 한양도성의 역사적 가치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박물관에서 숨을 골랐다면 이제 낙산성곽길을 따라 약 125m의 낙산을 올라가 보자. 낙산공원은 주자창도 잘 마련돼 있어 오래 걷기가 힘들다면 차량을 이용해 근처까지 쉽게 올라갈 수도 있다.
낙산공원은 서울의 야경명소 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다. 넓게 트여 먼 곳까지 보이는 도시의 불빛과 한양도성을 비추는 은은한 조명이 우리를 사색으로 이끈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도 아름다우니 해 질 무렵에 올라 노을과 야경을 한번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바로 옆 이화벽화마을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카페도 있으니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과 하나둘 불이 켜지는 도시의 풍경을 즐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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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과 시내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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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안 될 축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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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궁중문화, 함께할 국가유산
2024 궁중문화축전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2024 궁중문화축전이 ‘함께한 궁중문화 함께할 국가유산’이라는 슬로건으로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울시 내 주요 유적인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과 ‘종묘’에서 열린다. 궁중문화축전은 고궁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대 문화유산축제로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연 2회 개최되며, 고궁음악회와 뮤지컬 등 공연과 전시 그리고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궁궐 전각과 장소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관객에게 잊지 못할 시간과 경험을 선사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수문장 교대의식’, ‘별빛야행’, ‘공생: 시공간의 중첩’, ‘스탬 프투어’ 등이 있다. 또한 궁중문화축전 특별 관람권인 ‘궁패스’를 구매하면 축전 기간에 서울의 5대 궁궐을 횟수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우리나라 궁중문화의 숨결을 느끼며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궁중문화축전으로 향해 보자.
일시: 4월 27일(토)부터 5월 5일(일)까지
장소: 서울시 내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과 ‘종묘’